애플이 5G 스마트폰과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등 차세대 스마트폰 출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삼성전자에 다급하게 손을 벌려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5G통신 반도체와 접는 올레드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업체로 공급 협상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오르게 됐다.
6일 외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이 내년에도 5G 아이폰을 출시하지 못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애플에 아이폰용 통신반도체를 독점 공급하는 인텔의 5G 반도체 성능과 호환성이 모두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증권사 코웬은 블룸버그를 통해 "애플이 내년 하반기에 성능이 떨어지는 5G 아이폰을 출시하거나 자체 기술로 5G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지만 모두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화웨이와 샤오미 등 글로벌 스마트폰업체는 미국과 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 5G 통신이 상용화되는 올해 상반기에 맞춰 일제히 5G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애플이 내년 하반기에 5G 아이폰을 내놓더라도 주요 경쟁사보다 시기가 1년 이상 늦어지는데 출시가 이보다 더 미뤄진다면 2년이 넘는 격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
퀄컴은 애플과 2017년부터 특허 소송을 벌이며 통신 반도체 공급을 중단했는데 최근 애플이 그래픽 반도체와 스마트폰 전력관리 기술 등 더 많은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코웬은 "애플이 퀄컴에서 5G통신 반도체를 받기는 이미 늦은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애플에게 남은 선택지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에서 5G 반도체 수급을 추진하는 일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주요 스마트폰업체는 세계 스마트폰시장 침체로 신규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5G 스마트폰과 접는 스마트폰 등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 출시를 앞당기며 대응하고 있다.
애플 역시 아이폰의 급격한 판매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경쟁사보다 5G 스마트폰과 접는 스마트폰의 개발이 늦어 시장 진입을 노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5G통신 반도체와 접는 올레드 패널 등 핵심 부품 수급이 어려운 점도 애플의 큰 약점으로 꼽힌다.
결국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사용될 주요 부품을 삼성전자와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정 고객사를 언급하기 어렵지만 5G통신 반도체의 외부 공급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미 애플과 접는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공급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웬은 애플이 삼성전자에서 5G통신 반도체 등 부품 확보를 추진한다면 매우 어려운 조건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5G 통신반도체와 접는 올레드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고 애플은 부품 수급이 다급한 만큼 삼성전자에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애플은 고가 스마트폰 부품의 최대 고객사인 만큼 삼성전자가 유리한 조건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급계약을 맺으면 부품사업에서 실적을 크게 늘릴 기회를 맞을 수 있다.
▲ 삼성전자의 5G 통신반도체와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 |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5G통신 반도체나 접는 올레드 패널보다 다소 사양이 떨어지는 부품을 애플에 공급한다면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기술 우위도 지속될 수 있다.
애플의 새 아이폰 출시전략이 사실상 삼성전자의 손바닥 안에 놓이게 된 셈이다.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부품 협력사에 접는 스마트폰용 유리 개발을 주문하는 등 접는 아이폰의 출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의 출시를 앞당기려 한다면 삼성전자 반도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 등 주요 부품 공급도 예상보다 이른 시일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5G 스마트폰과 접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통신 모듈과 기판,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소재 등 부품 기술력을 갖춘 삼성전기와 삼성SDI에까지 수혜가 확대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