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주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공장에 시설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중소형 올레드에 대부분의 실적을 의존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중국 패널업체들이 올해 중소형 올레드에 사상 최대 규모의 시설투자를 벌일 것"이라며 "여러 패널업체가 일제히 투자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중국 BOE는 올해 세번째 중소형 올레드공장 투자를 시작해 2020년까지 모두 6세대 원판 기준으로 16만 장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생산능력 추정치인 16만5천 장을 거의 따라잡는 것이다.
GVO는 올해 두번째 공장에 장비를 반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티앤마와 CSOT, EDO 등 다른 중국 패널업체도 일제히 중소형 올레드공장에 시설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가 올레드 패널의 수요 확보를 위한 여건이 개선돼 본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 스마트폰업체가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중소형 올레드 패널을 채용하면서 중국 내수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BOE는 화웨이와, GVO는 샤오미와 긴밀한 협력을 맺고 스마트폰용 올레드를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와 은행이 디스플레이업체들에 투자금과 대출을 지원해 자금 여력이 커진 점도 중국에서 중소형 올레드공장 투자가 확대되는 배경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중국 패널업체들은 대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해야 원가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중소형 올레드에 추가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해까지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9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지켰던 삼성디스플레이가 타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
김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단일 기업이 시설 투자를 하고 있지만 중국 패널업체들은 정부와 모기업, 은행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만큼 투자 확대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국 BOE의 중소형 플렉서블 올레드패널. |
중국 패널업체들이 중소형 올레드를 본격적으로 생산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스마트폰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BOE 등 일부 중국업체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기술력도 단기간에 크게 높여 애플 등 해외 고객사에 패널 공급을 논의하는 단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애플 등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중소형 올레드 실적에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의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 패널 고객사와의 가격 협상에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중국의 중소형 올레드 생산수율이 잡혀가고 있다"며 "대규모 증설을 통해 고객사 확보와 원활한 패널 공급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