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분할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현대모비스가 주주가치를 올리는 전략을 발표한 것을 놓고 볼 때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선택지가 축소됐다”며 “현대모비스 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파악했다.
 
"현대모비스 분할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낮아져"

▲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사옥.


현대모비스는 26일 핵심부품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인수합병과 전동화부품 지속 투자 등에 현재 보유한 현금을 대거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당성향을 확대하고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겠다는 적극적 주주친화정책도 내놨다. 현대모비스가 앞으로 3년 동안 시행할 주주 환원정책의 규모는 모두 2조6천억 원이다.

현대모비스가 대규모 자본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확정한 만큼 앞으로 현대모비스의 자본을 축소하거나 영업현금흐름을 약화시키는 방안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추진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2018년 3월에 추진했던 지배구조 개편안은 현대모비스의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인 A/S부문을 분할하고 국내와 해외사업부문을 나눔으로써 사업 연계성이 악화하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현대모비스가 발표한 전략은 자본과 현금흐름을 강화하는 방향을 통해서만 달성 가능하다는 점에서 분할합병의 재추진은 이와 모순된다”고 바라봤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직접 기아차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현대차그룹에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존재하는데 정 수석부회장이 기아차 소유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사들이면 이 고리가 끊어진다.

중장기적으로 현대모비스를 그룹의 중심회사로 삼겠다는 현대차그룹의 구상에도 부합한다.

다만 기아차에서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가치가 3조5천억 원가량 된다는 점은 정 수석부회장의 지분 매입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