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본업은 연구개발이다. 세상에 없는 신약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고 연구개발에 많은 시행착오를 하게 되며 계속된 도전이 필요하다.”

서유석 제넥신 대표이사는 올해 한 과학전문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바이오기업은 결국 연구개발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오늘Who] 서유석, 제넥신 면역항암제 개발로 실적부진 돌파 자신

▲ 서유석 제넥신 대표이사.


서 대표는 올해를 제넥신이 진행해온 면역항암제 연구개발(R&D) 성과를 거둘 원년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제넥신은 부진한 실적을 돌파하는 것이 시급한데 이르면 올해 상반기 제넥신이 진행해온 신약 임상시험 결과들이 여러 건 공개를 앞두고 있어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서 대표가 제넥신이 개발하고 있는 면역항암제 ‘GX-I7’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GX-I7은 다른 면역항암제들과 큰 차이점이 있다.

키트루다, 옵디보 등 기존 면역항암제들은 암세포가 면역세포(T세포)를 속여 자기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면역관문’을 제거해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하게 하는 방식으로 암을 치료한다.

반면 GX-I7은 면역세포 수 자체를 늘려 암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을 사용하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항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또 기존 항암제와 병용투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 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기존 면역관문 억제제가 군대의 전투력을 높이는 것이라면 GX-I7은 군인 수를 늘리는 것”이라며 “GX-I7의 상업화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자신했다.

서 대표는 현재 GX-I7을 투여한 고형암 임상1b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교모세포종(뇌종양) 대상의 단독투여 임상1b상도 진행하고 있다.

임상1b상은 GX-I7이 암환자에게 정상인과 동일한 면역세포 증가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확인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혁신신약으로서 GX-I7이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가 시험결과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GX-I7의 다양한 임상결과들이 도출될 수 있는 올해는 제넥신 주가가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서 대표도 올해를 제넥신이 개량신약에서 혁신신약 개발로 방향을 전환하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제넥신은 1999년 포스텍 교수였던 성영철 회장이 창립한 바이오기업인데 바이러스면역학 박사였던 서 대표는 성 회장과 함께 포스텍에서 면역항암제 연구개발을 함께 했다. 서 대표는 2006년 제넥신에 합류했고 성 회장이 2015년부터 경영권에서 손을 떼자 대표를 맡고 있다.

제넥신은 2015년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적자를 내는 등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2018년에도 영업손실 380억 원을 내 적자 규모가 2017년보다 112억 원이 커졌다. 

게다가 신약 개발에 지출하는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제넥신이 단기간에 적자를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 대표는 신약 연구개발에서 제넥신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서 대표는 2018년 부족한 연구개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2천억 원에 이르는 유상증자와 5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발행하기도 했다.

서 대표는 GX-I7 임상에서 우수한 함암효과를 증명한 뒤 기술수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7년 12월 GX-I7을 중국 바이오기업에 5억6천만 달러(약 6200억 원)에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GX-I7은 블록버스터(매출 1조 원) 면역항암제와 병용이 가능해 임상에 진전이 있을 때마다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며 “GX-I7의 임상 결과가 우수하게 나오면 관심을 보이는 해외 대형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