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올해 택배요금을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분석됐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21일 “CJ대한통운의 택배요금 인상은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긍정적 사안이지만 주가에 바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CJ대한통운은 택배요금 인상을 2019년 한 해 동안 점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대한통운, 올해 택배운임 인상 점진적으로 추진할 듯

▲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 부사장.


CJ대한통운은 최근 택배단가 정상화 차원에서 3월부터 택배단가를 평균 100원 인상하기 위해 화주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의 연간 택배 수송량은 14억 박스다. 연간 택배요금 인상폭을 100원, 증가한 운임의 50%는 택배기사, 대리점 등에 배분된다고 가정했을 때 CJ대한통운의 연간 영업이익은 700억 원 정도 증가한다.

강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택배물량 계약은 1년 단위로 이뤄진다”며 “CJ대한통운의 택배요금은 3월 이후 일괄적으로 인상되는 것이 아니라 신규 고객과 계약을 갱신하는 기존 고객에게 새로운 운임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CJ대한통운이 점진적으로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택배시장의 경쟁자들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강 연구원은 “그동안 택배요금 하락은 택배시장의 공급과잉을 반영한 것”이라며 “신규업체까지 택배사업의 경쟁자로 등장할 수 있는 상황에서 CJ대한통운은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면서 조심스럽게 요금을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대한통운은 2018년 8월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을 신규 가동했다. 경쟁사인 롯데택배는 2018년 11월 진천 메가허브터미널 투자계획을 세웠으며 한진도 최근 비전 발표를 통해 택배 설비의 확충 방침을 밝혔다.

강 연구원은 “택배 설비는 자동화 설비를 갖춘 허브터미널을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며 “신세계그룹이 투자하고 있는 배송 인프라 등도 장기적으로는 택배업체들의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J대한통운은 2018년 10월부터 ITS(택배의 크기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장비)를 도입해 택배요금을 인상하려 했지만 CJ대한통운의 택배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요금인상 속도를 조절했다.

강 연구원은 “현재 CJ대한통운 주가는 2018년부터 시도된 택배요금 인상을 기대하는 심리가 이미 일정 부분 반영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