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넥슨, 롯데 금융 계열사 등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인수합병(M&A) 큰 손으로 다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오렌지라이프와 코웨이 등의 투자금 회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는데 이를 통해 확보한 막강한 자금력은 대형 인수전에서 유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MBK파트너스는 국내외에서 대형 인수전(메가딜)을 벌이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1월30일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예비입찰에 참여했고 12일 롯데캐피탈 예비입찰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3개사 인수에 모두 참여해 패키지딜을 노린다.
여기에 넷마블, 텐센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넥슨 인수전에도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10조 원대, 롯데 금융 계열사는 3조 원대로 둘을 합하면 13조 원이나 된다.
MBK파트너스는 일본 법인을 통해 글로벌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의 아시아태평양사업 인수전에도 참여하고 있다. 고디바 아시아태평양사업의 매각가격은 1조5천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합병시장에서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MBK파트너스는 150억 달러(약 17조 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다.
MBK파트너스를 이끄는
김병주 회장에게도 눈길이 쏠린다.
김 회장은 1월 마켓인사이트가 조사한 투자금융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순위에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김 회장은 1년 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에 이어 3위였는데 이번에 박 회장을 3위로 밀어냈다.
설문조사 결과를 입증하듯이 연초부터 인수합병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김 회장의 의사결정에 따라 업계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김 회장은 2018년 오렌지라이프와 코웨이를 매각하고 두산공작기계 자본 재조정 등을 통해 4조 원 가까운 투자금을 회수했다.
여기에 홈플러스 51개 매장을 쪼개 설립한 홈플러스리츠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상장이 마무리되면 3조 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딜라이브 매각도 조만간 다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조 단위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면서 투자능력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두둑한 실탄까지 확보하게 됐다. 김 회장이 자신 있게 대형 매물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는 이유다.
지난해 김 회장이 투자금을 회수할 때부터 김 회장이 새로이 어떤 매물을 인수할지 관심이 많았다. 김 회장은 넥슨과 롯데 금융계열사 등 업계의 관심이 높은 매물을 통해 다시금 투자 안목을 드러낼 기회를 잡았다.
김 회장은 1963년 생으로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고 골드만삭스, 살로만스미스바니, 칼라일그룹 등에서 근무했다.
외환위기 때 한국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작업에 참여했고 칼라일그룹의 한미은행 인수를 주도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5년 칼라일그룹에서 독립해 영문명 ‘마이클 병주 킴’에서 이름을 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설립했다.
김 회장은 한미캐피탈을 시작으로 씨앤엠(현 딜라이브), 금호렌터카(현 KT렌탈), 웅진코웨이(현 코웨이),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네파, 홈플러스, 두산공작기계, 대성산업가스 등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현재 30개 기업에서 15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투자기업의 전체 기업가치는 365억 달러(41조 원), 고용인원은 34만5224명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