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부산신항 4부두 지분 50%를 확보하면서 흑자 전환을 향한 목표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7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부산신항 4부두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수익성 높이기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 부산신항 4부두 공동운영으로 흑자전환 '마중물' 넣어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


현대상선은 2016년 싱가포르의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인 PSA에 부산신항 4부두의 지분과 운영권을 매각한 이후 비싼 하역료를 내고 모항인 부산항을 이용해왔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이번에 PSA와 함께 지분을 확보하면서 현대상선이 부산신항 4부두에 지불하던 하역요율을 큰 폭으로 낮추는 합의가 동시에 진행됐다. 하역요율 인하로 현대상선이 누릴 수 있는 비용 절감의 효과는 5년 동안 2천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신항 4부두 지분 확보는 단순히 하역요율 인하 효과를 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부산신항 4부두의 지분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에 부산신항 4부두 운영실적에 따른 배당수익 등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상선의 배당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산신항의 실적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물동량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가 1월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부산신항의 처리 물동량은 모두 4억6005만 톤으로 2017년보다 14.7% 늘어났다. 이는 국내 전체 항구의 처리 물동량 증가율인 2.2%를 높은 수준으로 웃도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현재 해운동맹(얼라이언스)에 소속되지 않은채 2M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데 2M과 현대상선의 전략적 협력관계는 2020년 종료된다. 이후 현대상선이 해운동맹에 합류하게 된다면 현대상선이 동맹 선사의 부산신항 기항을 유도해 부산신항의 처리물동량도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 제고와 직접적 관계는 없지만 부산신항 4부두 운영권 확보는 현대상선이 2020년 도입하는 초대형 친환경 컨테이너 선박의 안정적 기항을 위한 선석(배를 댈 수 있는 자리)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이 예전에 부산신항 4부두 지분을 100% 들고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 확보한 지분은 50%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부산신항의 자유로운 경영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PSA와 지분을 두고 협상을 하면서 하역요율과 관련된 협상도 마친 상태기 때문에 100%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또한 부산신항 4부두의 최고경영자(CEO)를 현대상선이 임명할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부산신항 4부두의 경영과 관련된 현대상선의 지배력이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2018년 3분기말 기준 14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초대형 친환경 컨테이너 선박 도입이 시작되는 2020년 2분기를 흑자 전환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당장 흑자를 내지는 못하더라도 올해는 최소한 흑자 전환의 가능성은 열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수치로 나와있는 것은 없지만 부산신항 4부두 지분 확보가 현대상선의 수익성 개선에 미치는 효과는 상당히 클 것”이라며 “부산신항 4부두 지분 확보 외에도 초대형 유조선 도입, 시스템 클라우드 전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1월30일 부산광역시 성북동 부산신항 4부두 1층 강당에서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 로저 탄 케 차이PSA 동북아 CEO,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신항 4부두 매매계약 체결식’을 열었다.

이 매매계약은 현대상선(한국해양진흥공사 포함)이 80%, PSA가 20%를 투자하여 설립한 ‘유안타HPNT 사모투자 합자회사’가 부산신항 4부두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와스카 유한회사를 인수하는 구조다. 현대상선과 PSA는 부산신항 4부두 지분을 각각 50% 확보해 공동으로 부산신항 4부두를 운영하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