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과 바이오회사들의 주가가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주식시장에서 의약품업종의 시가총액은 무려 3조 원 이상 증가했다. 한미약품은 한 달 만에 주가가 두 배 넘게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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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
이 때문에 제약바이오 주가가 과열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5901.88포인트로 올해 들어 31.4% 상승했다. 의료정밀지수도 1930.14포인트로 11.1% 올랐다.
코스닥 제약지수와 의료·정밀기기지수도 각각 5192.1포인트와 1540.26포인트로 38.6%, 12.2% 증가했다.
1일도 신풍제약, 국제약품, 유한양행, 현대약품, 한국콜마 등이 52주 신고가를 작성하며 제약바이오업종 주식의 강세를 이어갔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제약과 바이오산업에 대한 고성장 전망으로 주가가 단기 상승국면의 상단까지 올라간 수준”이라며 “낙관적 시각을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 연구원은 “상위 제약사는 연구개발 비용이 증가하고 매출이 부진해 이익이 정체상태”라며 “바이오기업은 연구개발 비중이 높아 좋은 실적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평가했다.
최근 제약업계는 연구개발 투자비용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국내 제약 상위 7개사의 평균 연구개발비는 2004년 1514억 원에서 지난해 6100억 원으로 10년만에 4배로 증가했다.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7.7%에서 12.4%로 늘었다.
전체 제약사 가운데 한미약품의 연구개발비 비중이 20.0%로 가장 높았고 LG생명과학(18.9%), CMG제약(18.6%), 셀트리온제약(17.9%)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그러나 연구개발비 투자가 꼭 성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신약개발 성공률이 높지 않고 갈수록 신약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연구개발비 증가가 곧 성공이라고 보기 힘든 이유다.
지난해 미국 터프츠대학 약품개발연구센터에 따르면 신약 하나를 시장에 출시하는데 드는 비용은 25억6천만 달러로 2003년 10억4천만 달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헬스케어산업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아직 태동기이고 고비용산업이라서 구체적 성과가 드러나야 주가가 힘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제약기업과 바이오기업들이 그동한 투자한 결실이 가시적 성과로 돌아오고 있어 단순히 버블로 볼 수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LG생명과학 등이 신약 수출에 성공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버블의 실체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성과들은 과거보다 훨씬 큰 것들”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바이오주에 버블이 전혀 없지 않아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