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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부터 강우일 주교, 염수정 대주교, 장인남 대주교 |
2014년 새로운 한국인 추기경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 개최되는 첫 추기경 서임식에서 한국인 추기경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바티칸 입성 이후 줄곧 진보적 행보를 보여 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로운 한국인 추기경으로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 한국 천주교계, ‘복수 추기경’ 시대에 대한 희망 고조
추기경 서임식은 내년 2월 22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에 맞춰 열릴 예정이며 새로 서임되는 추기경 명단은 서임식이 있기 약 1달 전에 발표된다.
추기경은 현재 201명이며 이들 중 교황 선출권을 가진 만80세 미만의 추기경은 2월22일을 기점으로 106명이 된다. 교황청은 교황 선출권을 가진 추기경의 수를 120명으로 제한하고 있어 최대 14명의 추기경이 새롭게 임명될 수 있다.
1969년 김수환 추기경 임명에 이어 2006년 정진석 추기경이 임명되었으나 2009년 김 추기경이 선종하면서 현재 한국인 추기경은 1명뿐이다. 그러나 현재 정 추기경의 나이는 만81세로 ‘콘클라베’(교황선출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
한 교구에서 2명의 추기경이 임명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한 추기경의 나이가 만80세 이상이 되었을 때는 새로운 추기경이 임명되는 전례가 있고 새 한국인 추기경이 나올 때가 됐다는 게 한국 천주교계의 중론이다.
또한 한국 천주교 신자 수는 530만명으로 아시아에서 5번째 규모이며, 교황청에 보내는 한국의 재정 분담금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새 한국인 추기경 탄생에 희망을 가져볼 만하다.
◆ 강우일 주교, 가장 유력한 추기경 후보로 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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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 |
가장 유력한 추기경 후보로는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68)가 꼽힌다. 추기경 임명은 전적으로 교황의 자유 결정에 따르고 있는데 교황의 진보적인 성향을 고려했을 때 그가 교황과 가장 비슷한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강 주교는 지난 9월 사제들의 국정원 규탄 시국선언을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펼쳤다.
강 주교는 지난 정부 때도 4대강 개발,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면서 정책적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제는 거리로 나가야 한다”면서 즉위 이후 사제들의 현실 참여를 독려하고 신자유주의 경제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던 파격적인 행보와 맥을 함께 한다.
강 주교 이외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70), 교황대사 장인남 대주교(64) 등도 새 추기경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염 대주교는 서울대교구장으로서 평양교구장을 겸하고 있어 사실상 한국 천주교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강론에서 자주 인용하지만 "사제들의 직접적인 정치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는 등 정치개입에 있어 보수적인 노선을 유지해왔다.
장 대주교는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인물로 외교관 출신답게 부드러운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07년 8월부터 우간다 교황대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