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황창규, 5G 발판 삼아 KT의 플랫폼사업자 대전환 속도](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1901/20190102160437_188598.jpg)
▲ 황창규 KT 회장이 2018년 10월2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경영대학원·HBS)에서 'KT 스마트에너지 사업'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황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KT는 5G 시대를 맞아 국민들의 통신생활뿐 아니라 산업과 생활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사명이 새롭게 생겼다”며 “이를 위해 KT는 2019년 통신 사업자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플랫폼 사업자로 탈바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5G 시대의 시작을 KT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무선통신사업의 성장이 한계를 맞은 상황에서 5G 통신을 교두보 삼아 KT가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5G 시대에 KT가 개척할 새로운 사업영역을 플랫폼에서 찾았다.
황 회장은 지난해 12월3일 임직원 메일을 통해 “과거 통신사업은 B2C(기업과 개인 사이 거래) 위주의 시장, 단말·장비에 높은 의존도로 성장성에서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며 “5G는 B2B(기업 사이 거래)·B2G(기업과 정부 사이 거래) 분야의 다양한 플랫폼과 연계돼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와 같이 수년 동안 논의 수준에 머물렀던 개념을 현실로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랜 준비 기간을 바탕으로 ‘플랫폼 사업자로서 KT’의 경쟁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1일 5G 전파를 처음으로 송출하면서 “KT는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인텔리전트(지능형) 플랫폼사업자로 완전히 전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수년 동안 체질화한 과학적이고 구조적 방식의 혁신 노하우는 경쟁사가 단시간에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2015년부터 기존 사업 추진 방식을 ‘플랫폼’ 방식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KT 주요 임원들은 2015년 8월 미래사업 전망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인 끝에 경쟁사를 압도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기존 관점이 아닌 ‘고객 및 고객 생활의 관점’에서 새롭게 연구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황 회장은 당시 “카카오는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심사에 집중해 무료 문자 콘셉트 하나로 한 달 8700만 명 이용자들이 모이는 플랫폼을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쇼핑, 게임 등 다양한 사업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우리도 통합 플랫폼 관점에서 사업기회를 모색해야 경쟁사와 완전한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11월 ‘플랫폼사업기획실’과 ‘고객분석실’을 신설해 사업체질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황 회장은 특히 플랫폼사업기획실을 CEO 직속부서로 두면서 KT를 본격적 플랫폼사업자로 바꾸는 일을 직접 챙겼다. 고객분석실은 산업 동향과 고객을 정교하게 분석해 기존 사업모델을 혁신하고 새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도록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 조직에 더해 ‘5G플랫폼 개발단’을 신설해 5G 기반의 B2B 서비스를 본격 준비하기 시작했다. 기존 플랫폼 사업에 5G 서비스가 덧입혀지면서 새 사업모델을 만들어나갈 인력을 따로 꾸린 것이다.
황 회장의 의지에 따라 KT의 플랫폼 사업들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황 회장은 2017년에 향후 3년 동안 미디어와 스마트에너지, 금융거래, 재난·안전, 기업·공공가치 향상 등을 ‘KT 5대 플랫폼’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미디어 분야에서 KT는 AR(가상현실), VR(증강현실) 등을 결합한 콘텐츠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3D로 옷을 미리 입어보는 ‘가상현실 피팅 서비스’나 실감 미디어로 교육을 진행하는 ‘VR·AR 차세대 교육 서비스’, 도심형 VR 테마파크 ‘VRIGHT’ 등이 그것이다.
KT는 지능형 통합에너지 관리 플랫폼(KT-MEG)을 통해 에너지 생산을 극대화하고 소비를 효율화하는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10월 이 스마트에너지 플랫폼을 하버드 대학교에서 직접 소개하기도 했는데 강의를 지켜본 포레스트 라인하르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KT가 다른 글로벌 통신사들과는 달리 공격적으로 사업에 나서는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밖에 KT는 드론과 로봇을 이용한 조난자 구조 시스템 '스카이십 플랫폼'을 공개하는가 하면 보험판매대리점 청약 업무를 통합 제공하는 ‘멀티보험플랫폼’과 현장실사 없이 동산 담보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동산 담보 사후관리 플랫폼’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케냐 정부와 손잡고 ‘감염병 확산 방지 플랫폼’을 마련하는 등 플랫폼사업의 영역을 제한 없이 넘나들고 있다.
올해는 황 회장의 임기 마지막 해인 만큼 KT가 플랫폼 사업자로서 도약하는데 필요한 토대를 만들어 놓고 싶은 개인적 바람도 클 것으로 보인다. 2019년 KT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