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11'의 디자인과 하드웨어를 크게 바꾸는 대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하드웨어 변화를 적용한 갤럭시S10 시리즈를 앞세워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요를 확보하기에 유리한 기회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애플의 2019년 아이폰은 트리플카메라 등 새 부품 채용을 제외하면 하드웨어 개선폭이 미미할 것"이라며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애플은 아이폰6S를 출시할 때까지만 해도 아이폰의 성능과 디자인을 2년마다 한 번씩 대폭 바꾼 뒤 이듬해는 디자인과 기능이 비슷하고 내부 성능과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써 왔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자의 평균 교체 주기가 약 3년에 가까워질 정도로 늘어나면서 애플도 수년 전부터 출시 전략을 바꿔 외관과 하드웨어 변화에 이전보다 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X의 디자인이 올해 아이폰XR과 아이폰XS에 모두 적용되며 주류로 자리잡은 만큼 2019년 출시되는 차기 아이폰에도 비슷한 디자인이 채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연구원은 "애플은 2019년이 아닌 2020년 출시하는 아이폰에 풀스크린 디자인을 적용하고 3D센서를 후면에 탑재하는 등 변화를 추진하면서 수요 회복을 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XS 시리즈와 아이폰XR이 모두 심각한 판매 부진을 보이면서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애플의 전략 방향을 고려하면 아이폰의 하드웨어 발전을 통해 수요를 끌어당기려 하기보다 오히려 부품 원가를 절감해 수익성을 높이는 쪽으로 실적을 방어하려 할 공산이 크다.
새 아이폰의 디자인을 이전작과 최대한 비슷하게 유지해야 기존에 사용하던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낮은 가격에 사들이면서 원가 절감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전문지 트러스티드리뷰는 "'아이폰11'로 예상되는 애플의 차기 스마트폰은 5G 통신을 지원할 가능성도 낮다"며 "삼성전자 등 경쟁사와 비교해 하드웨어 발전이 뒤처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 시리즈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판매량을 보이면서 올해 스마트폰사업의 실적을 방어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애플과 달리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에 디자인과 하드웨어 기능 변화를 대거 적용하는 방식으로 수요 부진을 이겨내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중국에서 해외 언론들과 만나 "갤럭시S10에 눈에 띄는 수준의 디자인 변화와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10 시리즈에 전면 카메라가 들어갈 구멍을 제외한 앞면 전체를 화면으로 채운 '인피니티O' 디자인을 채용할 가능성은 이미 업계에서 확실시되고 있다.
갤럭시S10의 시제품으로 추정되는 스마트폰 이미지도 이미 포브스 등 외국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포브스는 관계자를 인용해 갤럭시S10에 얼굴 인식을 위한 전후면 3D센서와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5G 통신기능이 처음으로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이전작과 거의 변화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갤럭시S9의 판매 부진을 교훈삼아 갤럭시S10 시리즈로 확실한 판매 반등 기회를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아이폰의 하드웨어 변화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기술 변화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놓치는 사이 삼성전자가 눈에 띄는 하드웨어 발전으로 경쟁력을 높일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S10은 하드웨어 관련된 변화 요소가 많아 갤럭시S9보다 10~15% 많은 판매량을 올리며 수요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