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11일 열린 ‘KB자산관리 자문센터 명동’ 개소식에 박정림 KB국민은행 WM그룹 부행장(왼쪽 첫번째), 허인 KB국민은행장(왼쪽 네번째) 등이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KB금융그룹에서 또 한 명의 여성 CEO(최고경영자)가 나올까.
2년 전 KB금융지주에서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첫 여성 CEO가 나왔는데 올해 역시 여성 CEO가 나올 가능성이 떠오른다.
13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12월 말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된 계열사 대표이사의 연임 또는 교체를 논의한다.
올해 KB금융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14명 가운데 9명의 임기가 끝나는 만큼 큰 폭으로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성 CEO 탄생 여부에도 시선이 몰린다.
우선 박정림 KB금융지주 부사장이 계열사 대표로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 부사장은 KB국민은행 WM그룹 부행장과 KB증권 WM부문 부사장도 겸직하고 있다.
KB금융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 부사장이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어 다른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성 부행장이라는 상징성도 크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시중은행 부행장 가운데 유일한 여성 부행장이다. 2014년 8월 부행장으로 승진해 KB국민은행 부행장 가운데 가장 오래 부행장 직함을 달고 있다.
박 부사장은 KB국민은행이 지난해 부행장을 기존 8명에서 3명으로 줄이는 과정에서도 연임에 성공하면서 다시 한 번 능력을 인정받았다.
박 부사장은 31일로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 KB증권에서 임기가 모두 끝나는 만큼 계열사 대표로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에 대표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는 KB증권,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신용정보, KB데이터시스템 등이다.
이 가운데 대표가 교체될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KB증권과 KB캐피탈 등이 꼽힌다.
KB증권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각자대표체제를 접고 단독대표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경은 사장과
전병조 사장의 임기가 모두 끝나는 데다 지난해 두 사람 모두 한 차례 연임한 만큼 이번에는 연임 가능성을 놓고 그리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KB캐피탈은
박지우 사장이 이끌고 있다.
박 사장이 2015년부터 세 차례나 연임한 데다 1957년생으로 계열사 대표 가운데 나이도 많은 편이라 이번에 연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최근 경영진들에게 ‘젊은 KB’를 강조하면서 “젊은 CEO들이 나올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은 유독 '유리천장(Glass Ceiling)'이 견고한 곳으로 꼽힌다. 유리천장이란 여성과 소수민족 출신자들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 여성 종사자 가운데 임원은 4%에 그쳤다. 여성 CEO는 더욱 찾기 어렵다. 2013년 말 행장에 오른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이 첫 여성 CEO다.
KB금융그룹에서는 2년 전 김해경 사장이 KB신용정보 대표로 선임되면서 처음으로 여성 CEO가 나왔다.
윤종규 회장이 줄곧 ‘하나의 KB’를 강조하고 있는 점도 박정림 부사장의 계열사 이동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윤 회장은 최근 열린 KB금융지주 10주년 기념식에서도 “원 펌, 원 KB로 12개 계열사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고객에게 가장 먼저 선택 받는 금융그룹으로 우뚝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에도 KB증권 대표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KB금융그룹은 KB국민은행과 KB증권의 협업과 시너지에 주력하고 있는데 박 부사장이 KB금융지주에서 이를 이끌고 있다.
KB증권의 위탁·자산관리 부문은 KB국민은행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KB금융그룹은 은행과 증권 업무를 같은 공간에서 볼 수 있는 복합점포도 전국에 모두 63개 운영하고 있다. 2020년까지는 80여 개까지 늘린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