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과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모두 감소세를 보이면서 내년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성능 메모리반도체의 주요 매출처였던 가상화폐 채굴장치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점도 반도체업황 악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0일 "D램 공급이 크게 늘지 않고 있지만 수요 둔화가 빨라지면서 업황 악화를 이끌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업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바일 반도체의 주요 고객사인 중국 스마트폰업체는 D램 가격이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을 예상해 수요를 크게 늘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버업체들도 이미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대량으로 쌓아두고 있어 반도체기업에 적극적으로 공급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현재 발생하고 있는 수요 부진을 고려하면 D램과 낸드플래시업황은 2019년 하반기까지 공급 과잉 상황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최근 고성능 D램 등 메모리반도체의 새 수요처로 떠올랐던 가상화폐 채굴장치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점도 업황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가상화폐 채굴장치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반도체 수요도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가상화폐 채굴용 반도체의 주문 중단과 채굴공장의 가동 중단 등으로 반도체시장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시설 투자계획을 대폭 축소하는 방식으로 업황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의 생산효율이 높아지는 한편 이미 생산 투자를 벌인 효과도 나타나며 며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6조 원에서 13조2천억 원으로 낮췄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기존 5조9천억 원에서 5조6천억 원까지 낮아졌다.
김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과잉이 기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산업에 보수적 시각을 유지할 때"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