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전장사업의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짊어졌다.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전장사업이 여전히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의 주체인 VS사업본부를 맡은 만큼 흑자 전환을 조속히 이뤄내야 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사업과 전기자동차 관련 부품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 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의 분석을 종합하면 LG전자 VS사업본부의 주요 적자 요인으로 주력 사업인 인포테인먼트부문의 원가율 상승과 저가 수주에 따른 불안정한 수익구조가 꼽힌다.
VS사업본부는 완성차기업에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분야로 알려진 차량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시스템 등을 납품하고 있는데 이에 쓰이는 원자재 부품인 메모리,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비용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김 부사장은 우선 저가 수주를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사업 초기 기술력이 부족했고, 완성차업체와의 네트워크도 미비한 상태에서 이뤄진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사업은 LG전자가 시간을 들여 경쟁력을 확보한 사업으로 차량용 무선인터넷 서비스 '텔레매틱스'부문에서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19%)를 차지할 만큼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고객사도 GM 등 글로벌 완성차기업 10곳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이에 ZKW와의 시너지 효과까지 낼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부품은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분야와도 접점이 많아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미래자동차 관련 사업에서 수익성을 크게 높일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는 이미 퀄컴과 자율주행차량에 쓰이는 부품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소를 설립하고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하니웰’과 자율주행 통합 보안 솔루션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자원을 투입해왔기 때문에 관련 시장 선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VC사업본부 관계자는 “최근 신제품 개발과 거래선 확대에 추가적 선행자원 투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물론 일부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품의 저가 수주 분량이 내년까지 남아있는 점은 VS사업본부의 수익성 개선에 일정 기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김 부사장은 성장성이 높은 전기자동차 관련 사업에서 고객사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염두에 두고 전기자동차의 구동 부품인 모터와 인버터, 배터리팩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신규 수주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 ZKW와의 시너지와 함께 이번에 영입한 은석현 전무 등 외부 인재를 앞세워 고객사 확보, 제품 마케팅 등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김 부사장을 놓고 “자동차부품사업의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