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2018-11-20 16: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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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이 호재를 줄줄이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신현대 대표이사 사장은 취임 첫 해부터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새 환경 규제가 다가오면서 소형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
2020년 황산화물 배출 규제 강화를 앞두고 LNG추진선 발주가 확대되면 항만에 있는 LNG벙커링선으로 연료를 옮길 소형 LNG운반선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LNG추진선은 LNG를 연료로 쓰는 배, LNG벙커링선은 해상에서 LNG를 충전해주는 배를 말한다.
현대미포조선은 2015년부터 LNG운반선 건조 기술을 준비해왔다.
올해 9월 LNG화물창의 원천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엔지니어링업체 ‘GTT’와 9기술협약을 맺으면서 LNG운반선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10월에는 선박용 경유와 LNG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엔진을 갖춘 LNG벙커링선을 인도하기도 했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최근 LNG운반선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LNG벙커링선도 성공적으로 인도를 마친 만큼 앞으로 향후 중소형 가스운반선 시장에서 수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주력 선종인 PC선(석유제품운반선) 수주도 늘어날 수 있다. 새 환경 규제에 맞춰 벙커유에서 저유황유로 수요가 이동할 수밖에 없는데 기존에 벙커유를 운반하던 유조선은 저유황유를 싣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유황유 수요가 늘면서 벙커유를 나르는 '더티 탱커'들의 일감은 사라지는 만큼 저유황유를 날라야 할 석유제품운반선은 부족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유조선은 수송화물의 청결도에 따라 벙커유나 중유를 옮기는 더티 탱커(dirty tanker)와 휘발유, 가솔린 등을 수송하는 클린 탱커(clean tanker)로 나뉜다. 클린 탱커는 부식성이 강한 제품들을 싣기 위해 내부 탱크를 코팅하는데 석유제품운반선은 클린 탱커에 속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유황유는 부식성이 높아 더티 탱커에 실을 수 없는 만큼 석유제품운반선 분야에서 대규모 교체 발주가 일어날 수 있다"며 "속도는 예상할 수 없어도 현대미포조선의 중장기적 성장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 역시 "현대미포조선은 국내 조선사 가운데 가장 명확한 수주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은 글로벌 석유기업 쉘(Shell)이 준비 중인 대규모 발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쉘은 ‘프로젝트 솔라’라는 사업계획을 통해 30척에 이르는 배를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50척 이상 발주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현재 가장 유력한 수주처는 현대미포조선"이라며 "대한조선과 STX조선해양 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들은 재무상태가 문제될 수 있고 광저우조선, 뉴타임즈조선 등 중국 조선소들 역시 수주잔고와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대규모 수주가 가능할 지 의문"이라고 봤다.
이제 막 취임한 신 사장으로서는 회사 미래가 밝은 만큼 기분좋은 출발을 하게 됐다.
신 사장은 198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조선사업본부 계약관리, 군산조선소장 등을 거쳐 2016년부터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사업대표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올해 11월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미포조선을 맡았다.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이사회에서 보통주 1주당 1주의 무상증자를 결의할 정도로 회사 성장성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