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박상우, 국감에서 '토지주택공사 사장 연임' 덕담 듣다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하려면 재임을 하셔야 하는데 어떻게, 재임 생각 있으십니까?”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토지주택공사 국정감사에서 재임 의지를 묻는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질문에 멋쩍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 의원에 이어 질문자로 나선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도 “박 사장의 재임과 관련해 이규희 의원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고 박 사장이 재임시 이런 부분을 더 신경 쓰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질문을 하겠다”며 질의를 시작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529호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는 국토교통위원회의 토지주택공사, 주택관리공단,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건설관리공사 등 국토교통부 산하 4개 기관의 국정감사가 열렸다.

박 사장은 국감이 시작하기 5분 전인 9시55분 약간 긴장한 듯한 모습으로 국감장에 들어왔다. 국감 시작 전 다른 피감기관 증인들과 함께 운영 직원으로부터 선서 순서와 방법 등 주의 사항을 들을 때도 여유는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국감이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언제 긴장했냐는 듯 여야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노련한 답변으로 대응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신혼희망타운 분양, 청년주택사업, 공공임대주택, 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 청산 문제 등 자체사업뿐 아니라 일자리와 남북경협 등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신규 공공택지 자료 유출 논란 등과 같은 정치적 문제 등 여러 사안들이 다뤄졌다.

박 사장은 의원들의 지적에 수긍할 때는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보완책을 마련해 별도로 보고 드리겠다” “그 집에 직접 산다는 마음으로 입주민의 입장에서 해법을 찾도록 하겠다” 등 낮은 자세를 보였지만 해명이 필요할 때는 적극적으로 논리를 펼쳤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문제를 지적하는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박 사장은 “단기 아르바이트와 상시지속적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는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 확실한 차이가 있다”며 정부 정책을 옹호했다.

대북사업 준비 속도를 문제 삼는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에 박 사장은 “개성공단은 천안함 사건 때도 가동되는 등 유엔 제재 아래서도 가동됐기 때문에 상황이 변하면 바로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하는 것일 뿐”이라며 “공기업이 정부 정책에 어긋나 대북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박 사장은 토지주택공사가 후분양제, 분양원가 공개 등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의 지적에 “주택의 공공성을 높여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하지만 후분양제 등을 일시에 시행하면 시장에 혼란이 올 수 있는 만큼 단계적으로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자료를 너무 많이 보며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농담에 박 사장은 “질문이 너무 많으셔서 (그렇다)”며 농담으로 받아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문은 박 사장에게 집중됐다.

오전 국감 질의자로 나선 11명 가운데 박 사장을 제외한 다른 기관장에게 질문을 던진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박 사장을 제외한 다른 기관장이 처음 질문을 받은 것은 13번째 질의자로 나선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 때가 처음일 정도였다.

박 사장은 국토교통부에서 주택도시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관료 출신으로 2016년 3월 토지주택공사 사장에 올랐다.

이번이 토지주택공사 사장으로 맞는 3번째 국감으로 공기업 사장의 3년 임기를 고려할 때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 국감이다.

하지만 일부 여야 의원들의 '덕담'대로 연임에 성공할 수 있는 만큼 2019년 또 다시 박 사장을 국감장에서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 의원의 연임과 관련해서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더 긍정적 모습을 보였다.

20번째 질문자로 나선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러 의원들이 박 사장에게 일 잘한다고 연임을 하라고 하는데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돼 문재인 정부 출범 뒤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공기업 사장 가운데 한 명이다. 올해 기획재정부의 기관장 평가에서 평가대상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을 받기도 했다.

토지주택공사는 거대 공기업이 많은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서도 자산 규모(2017년 기준 173조 원)가 가장 커 중요도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국회 본관 529호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실 뒤에는 ‘살기 좋은 국토, 행복한 주거 LH’라는 문구가 적힌 세종시 전경을 담은 대형 액자가 걸려 있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