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지원을 제때 받아 초대형 선박 건조와 관련된 우려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양진흥공사의 해운업계 자금 수혈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황호선 해양진흥공사 사장. |
황호선 해양진흥공사 사장은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사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현대상선과 중소해운업체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진흥공사의 자금 지원은 9월28일 진행된 현대상선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3사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계약을 위해 필수적이다.
현대상선으로서는 자금 확보가 확실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초대형 계약이라는 우려를 일정 부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현대상선 주가도 계약 공시 당일 소폭(0.3%) 상승한 뒤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나 4일 황 사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현대상선 주가는 4일 직전 거래일인 2일보다 1.06%(50원) 상승한 4785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상선이 이른 시일 안에 해양진흥공사의 투자자금을 받아 초대형 선박 건조 계약과 관련된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한다면 앞으로 투자심리가 더욱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투자하는 쪽에서는 어느 정도 투자 규모나 일정 등이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투자 자체는 기정사실이기 때문에 선박 건조에 차질이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국내 조선사들과 2만3천 TEU급 컨테이너선 12척, 1만5천 TEU급 컨테이너선 8척의 발주 계약을 맺었다고 9월28일 밝혔다.
이번 초대형 선박 건조 계약은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데 가장 중요한 관문이다.
머스크, 코스코 등 대형 글로벌 해운업체들이 낮은 운임을 유지하며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상선의 협상력으로 운임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덩치를 키워 비용을 줄이는 것이 선결 과제다.
운송 원가를 줄이는 데 가장 빠른 방법은 커다란 선박을 들여와 선적량을 늘리는 것이다. 선적량이 많아지면 두 번 운송해야 하는 화물을 한 번의 운송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커다란 선박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글로벌 대형 해운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이미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해운업체에 수혈하고 있다.
황 사장 역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선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훨씬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