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홈은 음악, 동영상 등 콘텐츠에 강점이 있는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건설회사 등과 손잡고 인공지능 스피커의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17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이르면 8월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과 구글홈 미니를 한국에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회의 2018’에서 올해 한국을 포함한 7개국에 구글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보통 전자기기를 출시하기 한두 달 전에 전파인증을 받는데 구글은 4월 한국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두 제품의 전파인증을 받았던 만큼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홈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음악, 동영상 등 콘텐츠가 꼽힌다.
구글은 자회사 유튜브와 연계를 통해 음악듣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구글홈을 이용하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유튜브레드에 가입했다면 원하는 음악을 골라 들을 수 있다. 세계 1위 음악 재생 서비스 스포티파이와 연계돼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음악듣기는 한국 인공지능 스피커 이용자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서비스다. 카카오에 따르면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의 기능 가운데 음악듣기 서비스의 이용률이 70%로 가장 높았다.
네이버는 ‘네이버 뮤직’, 카카오는 ‘멜론’과 연계해 음악듣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모두 별도의 가입이 필요하다.
네이버는 네이버 뮤직 3개월 이용권과 프렌즈미니를 6만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는 멜론 정기 결제 이용자에게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58% 할인된 가격인 4만9천 원에 판매했다.
‘전화걸기’ 기능의 적용 여부도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해 8월부터 미국과 캐나다에서 구글홈을 통한 전화걸기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사용자는 지메일 계정에 저장된 유무선 전화기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 수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미니에서 전화걸기를 지원하지 않는 대신 메신저 카카오톡의 ‘보이스톡’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네이버는 3월 별정통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 “통신사업에 진출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스피커에 전화기능을 추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구글홈은 구글의 '구글쇼핑' 기능과 접목해 강력한 음성인식 기능 등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구글홈이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마존의 에코보다 6배 이상 정확한 음성인식을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구글은 한국에서 LG전자와 함께 인공지능 비서인 '구글어시스턴트' 한국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다른 회사와 제휴를 통해 사물인터넷 등 분야에서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
네이버는 최근 중국 정보통신(IT) 기기회사 샤오미와 손잡았다. 이에 따라 네이버 인공지능 스피커에서 조명, 플러그,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등 모두 4종의 샤오미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네이버는 앞으로 연동 가능한 기기의 범위를 계속해서 확장해나가기로 했다.
카카오는 사물인터넷 회사 아씨오와 손잡고 냉난방 등을 조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GS건설 등과 손잡고 집 안에서 음성으로 조명, 난방, 가스 등을 끄고 켤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2020년 7월 입주 예정인 경기도 오산시 ‘오산대역 더샵 센트럴시티’에 카카오의 인공지능 음성지원 시스템이 적용된다.
윤정선 KB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 스피커의 경쟁 포인트는 음성인식 능력과 사물인터넷과 호환성이 될 것”이라며 “구글과 한국 회사들은 각각 다른 포인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어느 쪽이 승기를 잡을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인공지능(AI) 관련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5조4천억 원에서 올해 7조5천억 원, 2020년 11조1천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미국에서 인공지능 스피커 후발주자였음에도 출시 1년 만에 아마존의 에코를 위협할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6년 출시된 구글홈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현재 25% 수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