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8-06-21 15: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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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프레드 피츠제럴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사업부장 부사장이 제네시스를 렉서스와 BMW의 반열에 올려 놓을 수 있을까?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를 토요타 렉서스처럼 프리미엄 독립 브랜드로 키우고 있는데 그 과제를 책임지고 있는 피츠제럴드 부사장의 어깨가 가볍지 않아 보인다.
▲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사업부장 부사장.
21일 미국 시장조시기관 제이디파워의 2018 신차 품질조사 결과에서 제네시스가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BMW, 렉서스 세계 정상의 고급 브랜드를 제치고 처음으로 전체 브랜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여름 G70의 미국 출시를 앞둔 피츠제럴드 부사장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은 일이다.
하지만 제네시스를 향한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은 여전히 닫혀 있어 피츠제럴드 부사장은 마냥 웃을 수만 없을 것으로 보인다.
1~5월 미국에서 판매된 제네시스 차량은 모두 6466대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다.
같은 기간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판매량은 14만6759대, 12만3979대로 0.8%, 3.2% 늘었다. 일본 고급차인 렉서스도 1.7% 늘어난 11만1250대, 인피니티는 8.1% 감소한 6만1472대를 팔았다.
미국 자동차시장의 성장세 둔화하고 제네시스가 고급자시장 후발주자라는 점을 감안해도 판매 규모나 성장세가 부진하다.
제네시스의 낮은 브랜드 인지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마케팅 전문가인 피츠제럴드 부사장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고급화를 위해 미국에서 G70 출시를 앞두고 제네시스 판매망을 분리하는 등 사전 준비를 마쳤다.
G70이 고급차시장에서 중형 차급이기 때문에 제네시스 미국 판매 규모를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피츠제럴드 부사장 과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토요타 렉서스처럼 고급 독립 브랜드로 키울 계획인데 이를 위해서는 제네시스가 미국은 물론 중국, 유럽 등 주요 해외 고급차시장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제네시스는 2015년 현대차의 프리미엄 독립 브랜드로 닻을 올렸는데 현재 국내와 북미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피츠제럴드 부사장은 제네시스를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올해 초 제네시스 중국 진출 태스크포스팀을 만든 데 이어 최근 유럽 진출 태스크포스팀까지 꾸렸다.
하지만 세계 최대 고급차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이나 고급차 브랜드의 본고장 유럽 모두 공략이 쉽지 않은 곳으로 꼽혀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피츠제럴드 부사장은 2015년 12월 현대차로 자리를 옮기기 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에서 브랜드 총괄을 맡아 마케팅 전략, 행사 및 광고, 딜러망 발굴 등을 주도하며 브랜드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꼽힌다.
현대차는 2015년 말 피츠제럴드 부사장을 전무로 영입해 제네시스를 맡겼다. 하지만 성과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5년 12월 현대차에 전무로 영입된 또 다른 외국인 임원인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 부사장이 2017년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지만 피츠제럴드 부사장은 당시 승진자 명단에서 누락됐다. 피츠제럴드 부사장이 2018년 연말 임원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어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말도 나돌았다.
하지만 올해 5월 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을 위해 공격적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다시 받고 있다.
피츠제럴드 부사장은 중국과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SUV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중형 제네시스 SUV를 개발하고 있고 대형 SUV 모델도 준비 중이다.
당장은 올해 여름 미국을 두드릴 G70의 판매 실적이 중요하다. 피츠제럴드 부사장이 승진한 뒤 처음으로 받아들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