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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샤오미' 마이크로맥스, 삼성전자 맹렬 추격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5-01-16 12: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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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샤오미' 마이크로맥스, 삼성전자 맹렬 추격  
▲ 비넷 타네자(Vineet Taneja) 마이크로맥스 최고경영자(CEO)

삼성전자는 인도 휴대전화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다. 그런데 지난해 2분기 인도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누른 업체가 나타났다.

바로 인도의 토종 휴대전화업체 마이크로맥스다.

마이크로맥스는 2008년부터 휴대전화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나 LG전자와 비교하면 신생업체다.

하지만 마이크로맥스는 빠른 속도로 인도시장을 점령하며 이제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 전기 부족에서 휴대폰사업 가능성 발견

마이크로맥스는 2000년 3월 인도 뉴델리에서 IT 소프트웨어회사로 창립됐다. 라울 샤르마(Rahul Sharma)는 같은 공과대학을 다니던 세 명의 친구와 마이크로맥스를 창업했다.

마이크로맥스는 2008년부터 휴대전화사업을 시작했다. 휴대전화 설계나 제조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중국 제조사인 ZTE나 지오니 등의 제품을 수입한 뒤 이름을 바꿔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마이크로맥스는 철저히 저가제품에 집중했다. 인도 소비자의 절대 다수가 빈곤층이기 때문에 삼성전자나 노키아 등 가격이 비쌌던 글로벌 브랜드업체의 제품과 가격 경쟁력 면에서 앞설 수 있다고 판단했다.

라울 샤르마 마이크로맥스 공동창립자는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인도시장에서 고가제품을 파는 것은 벤츠를 운전하는 것조차 어려운 도로상황에서 페라리를 파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라울 샤르마는 2007년 인도 웨스트벵갈지역의 한 시골마을을 방문했을 때 마이크로맥스만의 제품을 만들기로 결심하게 된다.

당시 마을 주민들은 전력이 부족해 자유롭게 전화기를 사용하지 못했다. 마을에 있던 공중전화센터는 트럭의 배터리로 운영됐고 매일 밤마다 배터리를 재충전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인도 샤오미' 마이크로맥스, 삼성전자 맹렬 추격  
▲ 라울 샤르마(Rahul Sharma) 마이크로맥스 공동 창업자
라울 샤르마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이 인도에서 통할 것으로 확신했다. 그리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마이크로맥스의 첫 휴대전화인 ‘X1i’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1800mAh의 배터리를 장착해 대기시간이 최대 30일이나 됐다.

마이크로맥스는 X1i를 2150루피, 우리나라 돈으로 불과 3만7천 원에 판매했다. 이 휴대전화는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배터리 성능을 앞세워 인도 시골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다.

X1i 출시 후 마이크로맥스는 인도 휴대전화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마이크로맥스의 점유율은 2008년 0.6%에 그쳤으나 2010년 6%까지 치솟아 노키아와 삼성전자에 이어 인도 3대 휴대전화 업체로 급부상했다.

◆ 인도 소비자가 원하는 휴대전화를 싸게

라울 샤르마는 “X1i의 성공은 우리에게 한 가지 교훈을 안겨줬다”며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내놓으면 소비자들은 기꺼이 구매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맥스는 삼성전자 등 유명 브랜드 업체와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승산이 없다고 봤다. 대신 인도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탑재한 다양한 제품군을 만들고 여기에 아름다운 디자인을 더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을 펼쳤다.

마이크로맥스는 메인 프로세서의 성능과 화면 크기, 네트워크 방식, 배터리 수명, 카메라 등 성능을 세분화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제품에 꼭 필요한 기능만 넣는 방식으로 가격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었다.

마이크로맥스는 빠른 성장을 위해 현지 유통망 강화에도 노력했다.

라제시 아가왈(Rajesh Agarwal) 마이크로맥스 공동 창립자는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휴대전화 업체들이 현지 소매상점에 지급한 판매수수료는 낮은 편이었다”며 “노키아의 경우 겨우 2%를 지급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은 다시 가져갔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맥스는 소매상점에 5%의 수수료를 주기로 했다. 소매점들은 마이크로맥스 제품 판매에 열을 올렸고 덕분에 인지도가 낮았던 마이크로맥스는 빠른 속도로 메이저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마이크로맥스는 현재 12만5천개의 판매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달 200만 대 이상의 휴대전화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만 약 920만 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다.

◆ 스마트폰, 경쟁사 벤치마킹으로 따라잡아

마이크로맥스는 2010년 첫번째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인 ‘A60’을 출시하며 스마트폰시장에 진출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마이크로맥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7.7%의 점유율로 삼성전자(22.7%)에 이어 인도 스마트폰시장 2위를 차지했다. 마이크로맥스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점유율을 높이며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 샤오미' 마이크로맥스, 삼성전자 맹렬 추격  
▲ 마이크로맥스의 옥타코어 플래그십 스마트폰 '캔버스 나이트'
마이크로맥스가 인도 스마트폰시장의 강자로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샤오미처럼 초저가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맥스의 저가 모델 ‘볼트’는 평균 판매가격이 10만 원도 채 안 된다. 지난해 출시된 ‘캔버스 나이트’는 옥타코어 프로세서와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 16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성능임에도 35만 원에 출시됐다.

마이크로맥스는 샤오미처럼 온라인 판매방식을 통해 유통마진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펼친다. 인도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온라인 쇼핑몰 ‘플립카트’를 통해 스마트폰을 판매한다.

지난해 12월 신제품 ‘유레카’를 출시했을 당시 한정수량만 판매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샤오미의 판매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마이크로맥스는 샤오미처럼 인도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뒤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 네팔 등 주변 국가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샤오미가 구글 부사장 출신인 휴고 바라를 영입한 것처럼 마이크로맥스도 삼성전자 인도법인에서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던 비넷 타네자를 지난해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는 등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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