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사상 처음으로 중형 유조선을 수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수주목표 달성에 절박하게 매달리면서 중형 유조선분야로 영역을 넓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수주목표 달성 위해 쳐다보지 않던 중형유조선도 수주

▲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14일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일본 미쓰이물산으로부터 5만DWT(재화중량톤수)급 중형 유조선 5척을 수주하면서 중형 유조선시장에 발을 들였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선박을 거제조선소에서 국제해사기구 선박환경규제 티어3에 맞출 수 있는 친환경 선박으로 건조하며 인도시점은 2020년이라고 트레이드윈즈가 보도했다.

선박가격은 3500만~3600만 달러 정도일 것으로 파악된다. 

트레이드윈즈는 “삼성중공업이 중형 유조선시장에 데뷔했다”며 조선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삼성중공업이 거제조선소에서는 적어도 중대형 선박을 건조해왔지만 6개월 전부터는 거제조선소에서 건조되는 조건으로 중형 유조선도 영업을 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중공업 임원이 “이번에 중형 유조선을 수주하긴 했지만 중형 유조선을 주요 선박 종류에 포함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수주목표 달성에 절실하게 매달리면서 중형 유조선에도 눈을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1974년 설립된 이후 파나막스급(6만~7만DWT) 이상 선박만 주로 건조해왔다. 크기가 작은 배는 그만큼 선박 가격도 낮아 삼성중공업 같은 대형 조선사의 실적에 큰 보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삼성중공업이 중형 유조선을 수주했을 때는 이 선박들이 중국 닝보조선소에서 건조됐다. 닝보조선소는 당초 선박 블록공장으로 설립됐지만 2012년 말부터 선박을 수주하기 시작해 그리스 선사와 덴마크 선사, 대한해운 등으로부터 중형 유조선을 조금씩 주문받았다.

삼성중공업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던 중형 유조선 수주에 나선 것은 올해 수주목표 달성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확보한 일감 규모는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일감까지 합쳐도 목표의 40%에 못 미친다. 삼성중공업은 조선부문과 해양부문을 모두 합쳐 올해 82억 달러를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해야만 2016년 채권단과 맺었던 약속을 지킬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채권단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면서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신규 수주 150억 달러를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신규 수주는 2016년 5억 달러, 2017년 69억 달러로 목표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