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첫번째 모바일 운영체제(OS)인 ‘바다’가 출시 5년 만에 완전히 사라진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의 대항마로 바다를 키우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으로 독자 운영체제의 꿈을 이어가고 있지만 타이젠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홍원표 전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 |
삼성전자는 2009년 12월 처음으로 바다 운영체제를 공개하고 개발자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배포했다.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폰용 운영체제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며 앞서나가자 하드웨어만으로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며 내놓은 것이 바로 바다 운영체제였다.
삼성전자는 바다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 시리즈도 지속적으로 출시해 왔다. 웨이브는 2010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0’에서 첫 선을 보였다. 지금까지 출시된 웨이브 스마트폰만 10종에 이른다.
하지만 바다 운영체제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와 iOS에 몰리면서 바다 운영체제만의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삼성전자는 바다 운영체제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어렵다고 보고 철수를 검토해 왔다.
홍원표 전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사장은 지난해 MWC에서 “바다 운영체제는 앞으로 타이젠으로 흡수통합될 것”이라며 “바다 운영체제의 구조는 사실 스마트폰에 맞는 구조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바다 운영체제를 지원해왔던 업체들도 속속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금융결제원과 국내 은행들은 바다 운영체제용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내년 1월1일부터 전면 중단한다. 바다 운영체제 사용자들이 거의 없는 데다 삼성전자의 지원중단으로 보안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으로 독자 운영체제 개발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타이젠을 통해 모바일뿐 아니라 다가오는 사물인터넷시대까지 대비하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그러나 타이젠도 바다 운영체제처럼 안드로이드와 iOS의 벽을 넘기 어렵다고 업계는 본다. 구글과 애플이 이미 오랫동안 세계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어 타이젠이 끼어들 틈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1월 인도에서 10만 원대 타이젠폰을 출시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이미 네 차례나 연기된 적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출시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타이젠은 스마트폰보다 TV에 먼저 적용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TV는 아직 구글이나 애플이 진출하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독자 운영체제가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타이젠 TV를 내년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
▲ 삼성전자의 첫 독자 모바일 운영체제(OS) '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