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20나노미터 모바일 D램 시대를 연다. 20나노 공정을 적용한 차세대 모바일 D램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
이에 따라 ‘갤럭시S6’ 등 내년 출시될 신제품이 4기가바이트(GB) 램을 탑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 |
LPDDR은 ‘Low Power Double Date Rate’의 준말로 이 기술을 적용한 D램은 전력소모가 적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 주로 탑재된다. LPDDR 뒤에 붙는 숫자는 데이터 처리 속도를 말한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개발한 LPDDR4 모바일 D램은 기존 LPDDR3 제품보다 데이터를 두 배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반면 소비전력은 최대 40% 절감할 수 있어 모바일 기기를 좀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LVSTL(Low Voltage Swing Terminated Logic)’ 기술 덕분이다. LVSTL은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저전력을 동시에 구현하는 기술로 국제 반도체 표준화기구인 제덱(JEDEC)이 표준으로 확정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의 데이터 처리속도는 초당 3200Mb로 일반 PC용 D램의 두 배에 이른다”며 “초고화질(UHD) 급 동영상과 2천만 화소 이상의 초고화질 사진을 연속으로 촬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20나노 공정을 적용한 6기가비트 LPDDR3 모바일 D램의 양산을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그로부터 불과 3개월 만에 한 단계 높은 제품을 선보이며 ‘초고속, 초절전, 고용량’ 솔루션에서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벌리게 됐다.
이번 제품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본격적으로 ‘4기가바이트(GB) 모바일 D램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0나노 8기가비트 LPDDR4 모바일 D램은 1기가바이트(8Gb=1GB) 용량에 해당한다. 이 칩 4개를 이용하면 모바일 D램 최대 용량인 4기가바이트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현재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4기가바이트 모바일 D램을 탑재한 제품은 아직 없다. 하지만 4기가바이트 이상을 지원하는 64비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속속 출시되고 있어 내년 출시될 스마트폰의 대세는 4기가바이트 램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내년 초 선보일 ‘갤럭시S6’에 처음으로 4기가바이트 램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모바일기기 제조사들의 하이엔드(High-End) 제품 출시에 맞춰 2기가 및 3기가바이트 LPDDR4 D램을 동시에 공급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4기가바이트 제품을 본격적으로 공급해 업계 최대의 라인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주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8기가비트 모바일 D램 양산으로 고객들이 차세대 플래그십 모바일 기기를 적기에 출시하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됐다”며 “앞으로 글로벌 고객들과 기술협력을 강화해 새로운 운영체제(OS) 환경에 최적화된 D램 솔루션을 한 발 앞서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5’에서 4기가바이트 LPDDR4 모바일 D램으로 혁신상을 수상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올해에도 모바일 D램으로 혁신상을 받았다. 글로벌 메모리업체 중 모바일 D램으로 3년 연속 혁신상을 받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
▲ 삼성전자가 양산을 시작한 20나노미터 8기가비트(Gb) LPDDR4 기반 '4기가바이트 모바일 D램' <삼성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