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 출시로 프리미엄 부품의 경쟁력을 높일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초고가 스마트폰인 ‘아이폰X’ 인기가 사그라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9으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기, 갤럭시S9  통해 프리미엄부품 경쟁력 과시 기회 잡아

▲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이폰X은 높은 가격에도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 데다 배터리 이슈, 일부 부품의 수율 저하 등으로 글로벌 판매량이 둔화하기 시작했다”고 파악했다.

갤럭시S9은 2월 공개되는데 아이폰X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기능이 포함된 모바일프로세서(AP) 등 프리미엄급 부품이 대거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9을 출시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울 경우 아이폰X의 판매 부진이 갤럭시S9에게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삼성전기는 갤럭시S9에 탑재되는 프리미엄 부품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어 판매가 늘어나면 수혜폭이 확대될 수 있다. 

갤럭시S9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최초로 차세대 기판인 SLP(Substrate Like PCB)를 탑재하고 갤럭시S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듀얼카메라를 적용한다. 또 고용량 적층세라믹콘덴서가 대거 적용되는 등 부품의 성능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알려졌다.

SLP, 적층세라믹콘덴서, 듀얼카메라 등은 모두 수익성이 좋은 고부가 부품으로 꼽힌다.

SLP는 기존 메인기판(HDI)보다 가격이 20%가량 높고 최근 적층세라믹콘덴서 가격도 상승하고 있어 삼성전기의 수익성에 크게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점차 치열해지는 스마트폰 부품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찍부터 적층세라믹콘덴서, SLP 등 프리미엄급 부품 생산에 힘써왔는데 올해 갤럭시S9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이 분야에서 더욱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적층세라믹콘덴서와 SLP 등은 대규모 선행투자가 필요한 만큼 진입장벽이 높아 삼성전기가 이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면 향후 삼성전자나 중국 스마트폰회사로 공급을 늘릴 수도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기존 메인기판(HDI)의 성능을 높인 기판인 SLP를 개발하는 데 뛰어들어 이번 갤럭시S9에 최초로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LP는 일본 이비덴을 제외하면 국내 대덕GDS, 코리아서키트 등 중소 부품업체들이 대부분 공급을 맡고 있어 삼성전기가 갤럭시S9의 SLP 공급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적층세라믹콘덴서는 일본 무라타 등이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최근 자동차용 적층세라믹콘덴서로 사업방향을 선회하면서 삼성전기가 고스란히 수혜를 입고 있다.

삼성전기는 2015년 일찌감치 적층세라믹콘덴서 분야에서 증설투자를 진행해 생산능력을 확보해뒀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IT업계는 프리미엄 부품을 공급하는 소수의 부품회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삼성전기가 프리미엄 부품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꾸준히 높여온 만큼 수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