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과 KT도 케이블TV회사 딜라이브 인수 경쟁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디어사업이 이통3사의 새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올해 케이블TV회사 인수합병과 관련한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도 케이블TV 딜라이브 인수경쟁 뛰어드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황창규 KT 회장.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설은 소문으로 일단락됐지만 국내 케이블TV 3위 사업자 딜라이브가 매각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유료방송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딜라이브는 최근 매각을 위해 여러 회사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고 있는데 이 가운데 SK텔레콤의 유료방송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수합병 관련 규제가 완화될 조짐이 보이자 SK텔레콤이 케이블TV회사 인수를 다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2016년 CJ헬로를 인수하려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대로 쓴잔을 든 적이 있다. 

당시 공정위는 유료방송시장 구획을 ‘전국’으로 나누지 않고 각 ‘지역(권역)’별로 나눠 경쟁상황을 평가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경쟁상황평가 기준을 ‘지역’에서 ‘전국’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SK텔레콤의 인수합병을 막았던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T가 케이블TV회사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KT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30.45%를 차지하고 있다. 현행 방송법과 IPTV법은 특수관계자를 포함해 한 사업자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이 전체 가입자의 3분의 1(33.33%)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KT는 케이블TV회사 인수에 나서기 어렵다.

하지만 올해 6월 예정대로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효력이 끝나면 KT는 이런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연구반을 구성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1~2월에 연장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과기정통부가 이미 연장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폐지될 경우 KT는 케이블TV회사 인수합병 대열해 동참해 유료방송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려 할 것”이라며 “규제 완화에 따라 유료방송업계의 구조조정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KT와 SK텔레콤이 케이블TV회사를 노리고 있는 것은 5G 시대가 오면 미디어사업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9년 5G가 상용화되면 대용량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고화질 영상,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비롯한 다양한 영상 미디어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TV(IPTV) 등과 같은 미디어사업에서 새로운 5G 수익모델이 나오는 것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2019년 5G가 상용화되면 가장 쉽게 나올 수 있는 서비스는 미디어와 텔레매틱스(자동차용 통신시스템)일 것”이라며 5G 시대에 미디어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황창규 KT 회장도 미래 KT의 핵심 5대 플랫폼 가운데 하나로 미디어를 꼽았다. 이동통신사업이 성장정체에 이른 가운데 미디어사업이 KT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료방송사업은 5G, 인공지능 스피커 등 새로운 기술들과 연계되는 부분이 많아 이통3사에게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케이블TV회사 인수합병과 관련된 규제가 완화되면 이통3사의 인수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