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9 등 올해 출시하는 스마트폰 신제품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모두 적용해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인공지능분야를 핵심적 신사업으로 꼽고 각 사업부문의 기술적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19일 외신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월 말 열리는 갤럭시S9 출시행사에서 자체개발한 인공지능반도체를 정식으로 소개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에 탑재가 유력한 새 모바일프로세서(AP) ‘엑시노스9810’에 인공지능 연산기능이 포함됐다고 밝혔지만 기술구현 방식과 활용분야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퀄컴과 애플 등 경쟁업체가 AP 신제품에 인공지능 연산을 담당하는 별도 프로세서를 적용했다며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소개한 반면 삼성전자는 업계의 다양한 추측만을 남겨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9 출시행사에서 침묵을 깨고 인공지능반도체가 스마트폰에서 어떤 기능을 구동하는 데 사용되는지 추가설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삼성전자는 인공지능반도체 후발주자지만 단기간에 경쟁사의 기술력을 거의 따라잡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갤럭시S9 출시행사는 이런 성과를 발표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개발해오던 인공지능소프트웨어 ‘빅스비’ 새 버전도 갤럭시S9에 처음으로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폰에서 실제 인공지능기술을 구현하려면 전용 반도체 이외에도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사용자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돼야 하기 때문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빅스비 2.0’으로 이름지은 인공지능소프트웨어 새 버전이 지난해 갤럭시S8부터 적용됐던 기존 빅스비와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기술발전을 자신하고 있다.
고 사장은 최근 IT전시회 ‘CES2018’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빅스비는 3살 아이 수준에 불과했지만 빅스비 2.0은 여러 측면에서 한층 개선될 것”이라며 “시장판도를 바꿔내겠다”고 말했다.
특히 고 사장은 인공지능분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사업부문과 활발한 협력이 필수가 되고 있다며 삼성전자 전사 차원의 협력수준을 높이는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제품 연구조직을 ‘삼성리서치’로 통합하고 전사 차원의 인공지능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 사업부문 간 소통을 강화했다.
반도체사업부에서 담당하는 인공지능반도체와 무선사업부의 스마트폰용 인공지능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도 협업체제가 더욱 긴밀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9에서 삼성전자가 이런 협업 성과를 처음으로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이다.
하지만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9에 인공지능반도체를 탑재하더라도 곧바로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이와 관련된 기능을 선보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본격적 협업체제를 구축한 지 오래되지 않은데다 빅스비 차기 버전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 인공지능 연산기능이 적용된 삼성전자 '엑시노스9810'. |
포브스는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인공지능기술의 개발 성과는 하반기 출시되는 갤럭시노트9에서 온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갤럭시S9 출시에 맞추기는 시간이 빠듯하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9를 출시한 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인공지능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빅스비 초기 버전도 갤럭시S8 출시 수개월 뒤에 적용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관련한 분야를 전략사업으로 키우고 있다며 경쟁력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삼성전자가 여러 사업부문에서 연구개발에 집중해온 성과를 증명하려면 갤럭시S9와 같은 주력상품에서 실제 기술력과 활용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을 언급하기 어렵다"며 "AP에 적용되는 인공지능기술 등은 스마트폰사업 담당조직의 주문에 맞춰 개발되는 식으로 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