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이 인수합병에 나선다면 올해는 에너지화학과 바이오제약사업을 키우는 데 눈을 돌릴 공산이 크다.
SK그룹의 핵심사업은 반도체, 에너지화학, 통신으로 분류된다. 반도체분야는 지난해 많은 투자를 했고 통신은 2016년 CJ헬로비전을 인수해 키우려고 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 결정으로 계획이 무산돼 당분간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의 에너지화학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최근 활발히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지난해 12월 820억 원에 미국 글로벌기업 다우케미칼의 폴리염화비닐리덴(PVDC)사업 인수를 마무리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부적으로 3~4개의 매물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등 인수합병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난해 5월 “보수적으로 본다고 해도 2020년까지 최소 10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추가적 기회가 나오면 사업부문간 상호출자 방식까지 고려해서 투자여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SK그룹 안에서 입지를 강화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인수합병 전략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좋은 실적을 내면서 김 사장이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많은 신뢰를 받고 있다”며 “김 사장이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데 그룹차원의 지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제약에서도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SK그룹은 지주사 SK가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에서 바이오사업을 담당하고 있는데 아직 사업규모는 크지 않다. 하지만 연간 1조 원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신약을 2019년부터 미국에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바이오제약사업은 성과를 보려면 오랜 시일이 걸리는데 인수합병으로 이를 단축시킬 수 있다. SK바이오텍은 6월 아일랜드에 있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대형 원료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