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7-12-17 16: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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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SK텔레콤과 협력관계를 넓히며 미디어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사장은 SK텔레콤 미디어사업부장도 함께 맡는데 최근 인사 및 조직개편으로 SK그룹 내에서 위상도 올라 사업을 추진하는 데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과 함께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를 탑재한 ‘비티비 누구(Btv NUGU)’를 개발하고 있다.
2016년 9월 SK텔레콤이 국내 최초로 출시한 인공지능 스피커의 성능을 대폭 개선해 셋톱박스 형태로 출시한다. 경쟁사인 KT는 올해 1월 인공지능 셋톱박스 ‘기가지니’를 출시해 현재 판매량 40만 대를 넘어섰다.
이 사장은 9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양질의 가입자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며 “향후 5년 간 5조 원을 투자해 2020년 1위 유무선 미디어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는데 그 첫 번째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인공지능 셋톱박스 출시로 인터넷TV(IPTV)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검색, 추천 등을 통해 IPTV 가입자의 주문형비디오(VOD) 매출 및 유료TV시청(페이퍼뷰)의 구매율이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IPTV는 가입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부가적 수익으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올려야 할 필요성이 크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PTV에 인공지능을 접목한 서비스는 사업 확장성이 높아 통신회사의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IPTV시장은 가입자가 증가하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형희 사장이 7일 조직개편을 통해 SK텔레콤 미디어사업부장도 맡게 되면서 SK텔레콤과 협력관계는 더욱 강화됐다.
SK브로드밴드 미디어사업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접목하려면 SK텔레콤과 기술협업은 필수적이다. 이 사장은 이동통신(MNO), 사물인터넷·데이터(IoT·Data),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들과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이 통신사업 전문가라는 점도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2017년 SK브로드밴드로 옮기기 전까지 20여 년 동안 SK텔레콤에서 근무했다.
SK브로드밴드의 SK그룹 내 위상변화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최고 협의·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SK브로드밴드가 새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이 사장이 SK브로드밴드의 미디어사업을 확장하기 좋은 환경이 구축됐다”며 “SK브로드밴드가 현재는 KT에게 밀리는 형국이지만 그룹의 지원과 계열사간 시너지까지 더해지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