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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왜 콘텐츠사업에서 고전할까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11-12 18: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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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는 왜 콘텐츠사업에서 고전할까  
▲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사장

삼성전자가 전자책 서비스를 더 이상 독자적으로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국내 대형서점과 제휴하는 형태로 사업을 전환한다.

삼성전자는 음악과 전자책 등 주요 콘텐츠를 모두 기존업체와 제휴하는 형태로 제공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애플이나 구글과 달리 자체 운영체제(OS) 등 강력한 플랫폼이 없어 콘텐츠 독자개발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하드웨어 기업’이란 삼성전자의 조직문화가 소프트웨어사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삼성전자, 콘텐츠 ‘자체 운영’에서 ‘제휴’로 변화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운영해 온 전자책 서비스 ‘삼성북스’를 다음달 말까지만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삼성북스의 해외 서비스를 이미 종료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대신 교보문고와 제휴해 전자책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앱) 형태로 운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해외의 경우 세계 최대 전자책업체인 아마존과 손잡고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4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사용할 수 있는 ‘킨들 포 삼성’ 앱을 출시했다.

삼성전자가 교보문고, 아마존과 제휴를 기반으로 2010년 삼성북스의 전신 ‘리더스 허브’를 출시하며 야심차게 시작한 전자책 독자운영 계획이 4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삼성전자는 2009년 전자책 단말기를 출시하고 2012년부터 국내 최대 전자책 업체 리디북스와 손잡는 등 전자책 서비스 운영에 많은 공을 들였다. 지난해 서비스명을 삼성북스로 바꿨다.

하지만 서비스 이용자가 적은 데다 국내 경쟁업체에 밀려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주요 콘텐츠사업 가운데 하나인 음악 서비스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인 엠스팟을 인수한 뒤 디지털 음원서비스 ‘뮤직허브’를 강화했다. 애플의 콘텐츠 서비스 ‘아이튠스’와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멜론과 벅스 등 기존 음원 서비스업체들이 워낙 확고하게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소비자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지난해 소리바다와 손잡고 ‘삼성뮤직’을 출시하기도 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해외에서도 애플 아이튠스와 구글의 구글뮤직,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음악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는 방식에서 외부업체와 제휴하는 형태로 방향을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음악서비스 업체 슬래커라디오의 서비스를 빌려와 3월 미국에서 ‘밀크뮤직’을 선보였다. 밀크뮤직은 9월부터 국내 서비스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왜 콘텐츠사업에서 고전할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 콘텐츠사업, 왜 흔들리나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애플이나 구글처럼 콘텐츠업계의 강자가 되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은 삼성전자 사장으로 있던 2008년 콘텐츠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인 미디어솔루션센터(MSC)를 만들었다. 그는 전자책과 음악, 동영상, e러닝 등 다양한 콘텐츠와 삼성전자의 독자 모바일 운영체제(OS)인 ‘바다’ 개발을 주도했다.

하지만 미디어솔루션센터 출범 뒤에도 삼성전자는 콘텐츠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2012년 IT업계 경험이 풍부한 홍원표 사장을 미디어솔루션센터의 새 사령탑으로 영입하는 ‘깜짝인사’를 단행했지만 아직까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콘텐츠사업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강력한 플랫폼의 부재를 꼽는다.

애플과 구글이 각각 ‘iOS’와 ‘안드로이드’라는 독자적 운영체제를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해 삼성전자는 구글 운영체제에 의존하고 있어 독자 생태계 조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미디어솔루션센터를 통해 독자 운영체제인 ‘타이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구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궁극적으로 콘텐츠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타이젠의 성공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최근 구글이 삼성전자에 자체 콘텐츠사업을 줄이고 대신 구글 콘텐츠 탑재를 요청하는 등 안드로이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삼성전자의 유연하지 못한 조직문화가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사업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여전히 군대식 수직적 문화를 가진 하드웨어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이는 소프트웨어사업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들을 확보하는 데 최대약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5일 신입사원 채용제도 개편안을 내놓으며 창의성 면접을 추가한 것도 결국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 등 소프트웨어 역량이 중요한 사업을 추진하려면 창의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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