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3세 경영권 승계와 함께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에 삼성물산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
|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
증권가 관계자는 27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회사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라며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대부분의 그룹 계열사를 나눠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어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삼성물산의 대주주는 삼성SDI로 7.1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생명이 4.65%로 2대주주이고 이건희 회장도 1.37%를 갖고 있다.
삼성물산은 약 12조 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2대주주로 3.5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제일기획 12.64%, 삼성엔지니어링 7.81%, 삼성테크윈 4.28% 등 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주식은 삼성SDS 지분 18.29%, 삼성에버랜드 지분 1.48%를 소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주식 중 상장주식과 비상장주식에 대한 해석은 차이가 있다. 상장주식인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의 경우 삼성물산은 지난해 7월31일 10만주 매수를 시작으로 꾸준히 지분율을 높여왔다. 12월13일에는 삼성SDI로부터 보유하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전량(5.09%)을 매수해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은 7.81%가 됐다.
삼성은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업계에서는 합병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 안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에버랜드 등 나뉘어 있는 건설사업 부문을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합병할 때 발생하는 매수청구권을 최소화하기 위해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 더욱 주목하고 있는 것은 비상장사인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이다.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는 오너 지분율(각 46%, 19.1%)이 높다. 지난해 이루어진 삼성그룹의 구조개편에 따라 삼성에버랜드는 앞으로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까지 지주사 전환을 해야 과세이연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지주사 전환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삼성SDS의 경우 지난해 삼성SNS를 흡수합병하여 기업가치를 높였다. 삼성SDS는 삼성그룹 오너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1.25%),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3.9%),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3.9%)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SDS를 곧 상장시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삼성SDS의 시가총액은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SDS의 지분 가치도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