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해 출범하는 통합법인은 삼성중공업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을 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름을 새로 지으려는 것은 통합법인의 화학적 결합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한편으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를 어떻게 낼 지에 대한 고민이 그만큼 깊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이름 버린다  
▲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박대영 사장은 18일 서울 강남 코엑스 인터콘티넬탈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조선해양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법인 이름을 사내공모 등을 통해 새로 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박 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시너지를 위해 삼성중공업의 이름을 버리고 합병법인에 맞는 새로운 이름을 지을 계획"이라며 "대우조선해양과 같이 삼성조선해양 등의 이름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의 시너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두 회사가 머리를 맞대고 어느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1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결정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 플랜트에 강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육상 플랜트 전문회사이기 때문에 합병하면 종합플랜트기업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삼성그룹은 설명했다.

그러나 부정적 전망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두 회사 모두 해양분야 플랜트 설계능력이 부족한 데다 합병하면 재무안전성이 더욱 떨어져 단기간에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두 회사의 부채비율은 중공업 225%, 엔지니어링 531%인데 합병법인의 부채비율은 270%에 이른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실적악화와 누적적자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합병한 것이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박 사장은 이런 시장의 반응을 고려해 삼성중공업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삼성조선해양’과 같은 이름으로 재탄생의 의미를 분명히 하면서 시너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합병을 통해 조선과 플랜트가 결합한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수주 목표인 15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며 “드릴십보다 고부가가치인 LNG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삼성중공업의 저력을 믿어 달라"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50억 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쳐 수주 달성률은 33.3%에 불과하다.

박 사장은 합병 후 인력 재배치와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 직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10월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상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