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선 두산건설 사장이 전환사채를 발행했으나 청약률이 절반도 못미쳐 시장에서 냉랭한 평가를 받았다.
 
양 사장은 두산중공업의 지원을 받기도 힘든 상황에서 회사채와 차입금을 어떻게 갚을지 앞날이 캄캄하다.

  양희선, 두산건설 유동성 위기 해법 못찾아  
▲ 양희선 두산건설 사장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9월1일과 2일 이틀 동안 2천억 원의 전환사채 공모청약을 진행했으나 청약률은 40.75%, 청약된 자금은 815억 원에 불과했다.

전환사채란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돼 사채와 주식의 중간형태를 취하고 있는 채권이다.

이번 공모는 두산건설이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350억 원의 회사채를 차환하고 거래업체의 지급 어음 결제를 위해 추진했다.

두산건설은 청약공모 조건으로 고금리를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두산건설이 발행한 전환사채는 표면이자율 4.0%, 만기이자율이 7.5%였다. 또 2017년 8월 4일 이내 두산건설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주가하락에 대비해 가격조정을 할 수 있는 조건도 부여했다. 만기이자율이 7%대면 고금리에 속한다.

투자자들이 두산건설의 전환사채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은 건설업계 시황이 좋지 않은 점 때문으로 보인다.

또 중간지주회사이자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이번 공모에 두산건설을 지원하지 않아 투자자를 많이 유치하지 못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은 편이고 대주주가 참여하지 않는 일반공모 방식이어서 애당초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이 일반공모방식을 택한 이유는 두산중공업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도 현재 재무 안전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자회사인 두산건설을 도와줄 여력이 없다. 두산중공업은 부채비율이 높아 최대 5천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건설이 주주배정방식을 취하게 되면 구주주 지분율에 따라 두산중공업의 자금줄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양 사장은 지난해 5월 취임해 유동성 위기에 빠진 두산건설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그는 지난해 12월 4천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하며 위기를 넘겼다. 그는 올해 1월 두산건설의 5만 주(0.01%)를 직접 매입해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양 사장은 당분간 두산건설의 영업실적을 개선하고 현금을 확보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은 과다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데다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적자경영이 지속되면서 차환 및 운영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두산건설의 당기순손실은 2011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2분기 1조8900억 원 수준이던 총 차입금이 올해 2분기 1조6200억 원 수준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아직도 빚 규모가 커 이자비용만 해도 연간 330억 원에 이른다.

내년 3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두산건설의 단기차입금은 5600억 원, 회사채는 2900억 원이다.


이에 대해 두산건설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내년 3월 도래하는 회사채는 저금리 이자율로 싼 차입금부터 갚고 있어서 실제로 1200억 원 정도"라며 "부채비율도 150%정도로 높은 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환사채를 발행한 것 자체가 고무적인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