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은행업에 진출하며 김동원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주도해 온 해외사업이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기대가 모인다.

김 사장이 장기간 공을 들여온 글로벌 금융사업 전략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며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경영승계에도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김동원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종합금융  빠른 결실, 해외사업 성과에 경영승계 힘 실려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사진)이 인도네시아 은행업에 진출하며 해외사업 성과 창출 기대감이 커졌다.


1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인수가 마무리됐다. 한화생명이 인수한 노부은행 지분은 약 40%다.

한화생명이 2023년 5월 인도네시아 재계 10위권 리포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약 1년 만에 절차를 모두 완료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승인 절차 진행이 더딘 인도네시아 금융당국 성향을 고려했을 때 예상보다 빠르게 추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보험사가 해외 은행업에 직접 진출한 것은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한화금융그룹은 앞서 인도네시아 현지서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 자산운용사 지분 인수 및 진출을 추진해 왔다. 이번 은행업 진출로 사실상 ‘종합금융그룹’ 형태를 완성했다.

이번 인수는 김동원 사장의 해외사업 전략이 가시화된 사례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한화생명 입사 뒤 10년 넘게 해외 및 디지털 분야에 집중해왔지만 아직 뚜렷한 실적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특히 최근 김 사장이 설립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이 한화손해보험에 흡수합병되는 수순을 밟으며, 김 사장의 경영성과와 관련해 여러 의견이 제기되고 있던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 은행업 진출은 김 사장이 주도한 글로벌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김 사장 개인에게 의미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노부은행을 시작으로 한화생명이 해외 금융사 협업이나 지분투자를 가속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위원회가 2023년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등 보험사 포함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독려한 뒤 대형사 중심으로 해외 진출이 늘어났다.

한화생명도 김 사장 중심으로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베트남과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금융사 지분 인수 및 협업을 추진해 왔다.

2023년 6월엔 일본에 부동산 투자회사를 설립하고 2024년 11월에는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를 인수했다.

그 가운데 벨로시티는 한국 보험사가 미국 증권사 지분을 인수한 최초 사례로 시선을 끌었다. 이례적 사례인 만큼 지분 인수 자체만으로 추후 해외 사업에서 다양한 협업이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풀이됐다.

김 사장은 올해 1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 직접 참석해 해외 벤처투자 전문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SBVA), 환태평양 지역 중심으로 활동하는 자산운용사 셀라돈 파트너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김동원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종합금융  빠른 결실, 해외사업 성과에 경영승계 힘 실려

권혁웅 전 한화오션 부회장(사진)이 한화생명 새 각자대표이사에 내정되며 김동원 사장의 신사업 추진에도 힘이 실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금까지 김 사장이 쌓아온 행보는 하반기 한화생명 경영진 교체 흐름과 맞물리며 김 사장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승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그룹으로 이동하며 권혁웅 전 한화오션 부회장과 이경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사장이 한화생명 새 각자대표로 내정되는 등 조직 전반적으로 새 판이 구성되고 있다.

특히 권 신임대표 내정자는 기술과 에너지 분야 전문가로서 김 사장이 힘을 기울이는 글로벌 신사업 추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사를 발표하며 “(권 신임대표가) 인공지능(AI)시대를 맞아 한화생명의 사업 다각화와 지속성장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시장뿐 아니라 미국 벨로시티 증권사 지분인수 등 다각도에서 해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리딩 보험사로서 역량을 발휘해 해외로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