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엔비디아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규제 등 압박에도 '블랙웰' 신제품 공급을 늘리며 타격을 충분히 만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엔비디아 GB200 GPU 기반 인공지능 서버 홍보용 이미지.
새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블랙웰’ 시리즈 제품의 공급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며 중국 매출 감소의 악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투자전문지 팁랭크스에 따르면 증권사 모간스탠리는 보고서를 내고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의 성장에 따른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모간스탠리는 대만 협력사 3곳이 4월에만 엔비디아 ‘GB200’ 서버용 제품을 1500대 가까이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점을 근거로 이러한 관측을 제시했다.
GB200은 엔비디아의 새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시리즈가 적용된 고성능 인공지능 데이터서버 및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제품이다.
모간스탠리는 시장의 수요 증가세를 고려한다면 엔비디아 GB200 연간 출하량은 1만5천 대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빅테크 업체를 비롯한 인공지능 반도체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가 꾸준히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예측을 제시한 셈이다.
엔비디아가 장기간 생산 차질을 겪고 있던 블랙웰 시리즈의 설계 및 제조 결함 문제를 해소하고 안정적 공급체계를 마침내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모간스탠리는 이를 근거로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16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13일 종가 대비 약 23% 상승하는 수치다.
팁랭크스는 증권사 웰스파고도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185달러로 내놓으며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H20’ 중국 수출 금지로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졌지만 이런 악영향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H20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저사양 인공지능 반도체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최근 해당 제품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조치를 결정했다.
웰스파고는 엔비디아가 블랙웰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의 공급량을 눈에 띄게 늘리면서 H20 수출 중단에 따른 타격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의 지배력이 굳건하게 이어지고 있는 점도 올해 큰 폭의 실적 증가를 예측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웰스파고는 엔비디아가 H20 수출 중단에 영향을 받아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대겠지만 대규모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은 엔비디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덧붙였다.
13일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5.63% 상승해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월28일 이후 처음으로 3조 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에 대량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투자자들의 낙관적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