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도 미국에서 CATL 대안 찾는다, 트럼프 관세에 K-배터리 반사이익 기대](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2/20250213145555_134518.jpg)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알루미늄 수입 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서류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는 미국에 이미 다수 생산 거점을 운영해 전기차 배터리 새 공급사를 찾는 완성차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수 있다.
12일(현지시각)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짐 로완 볼보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제조 비용을 낮춰줄 수 있는 미국 현지 배터리 업체를 알아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볼보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EX90에 CATL이 중국에서 제조한 배터리를 들여와 탑재한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중국산 모든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원가 절감을 위해 미국 현지 배터리 생산 기업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 관세 정책으로 K-배터리 기업이 반사 이익을 볼 가능성이 열리는 셈이다.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은 이미 미국에 배터리 생산 거점을 다수 구축했는데 이를 활용할 수 있다.
IT전문매체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전기차 기업 폴스타 또한 관세에 대비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에 부품을 공급할 새 협력사를 찾고 있다.
폴스타도 미국 판매 전기차에 중국 CATL 배터리를 쓴다.
전기차 전문매체 EV매거진은 “전기차 기업은 공급망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며 “전기차 관련 기업에 예상치 못한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은 K-배터리 기업에 일반적으로 악재로 평가됐다.
전임 바이든 정부가 추진했던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 판매 보조금이 삭감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12일 연방 도로 수리 비용을 충당할 수 있도록 전기차 신차 구매에 1천 달러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까지 제안했다.
![볼보도 미국에서 CATL 대안 찾는다, 트럼프 관세에 K-배터리 반사이익 기대](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2/20250213145022_118147.jpg)
▲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단독공장. < LG에너지솔루션 유튜브 영상 갈무리>
볼보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C40과 XC40 차종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해 한국 기업과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SK온 또한 대체 공급사 후보로 거론됐다.
일렉트렉도 “볼보는 한국 SK온을 비롯해 미국에 생산 거점을 구축한 다른 글로벌 배터리 기업과 논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 배터리 3사는 미국 전임 바이든 정부 보조금을 계기로 미국에 다수 생산 거점을 꾸렸다.
GM과 포드 및 스텔란티스 등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합작사를 세우고 공격적으로 설비를 구축했다.
한국 배터리 3사가 미국에 갖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능력이 미국 내 수요를 웃돈다는 점도 관세 영향을 줄이려는 새 고객사를 수월하게 맞이하는 배경이 될 수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연간 99기가와트시(GWh) 규모였다. 반면 한국 배터리 3사가 확보한 현지 생산 능력은 2배 가량인 185GWh에 이른다.
유휴 설비가 될 수 있는 라인을 관세에 대응하는 전기차 기업용으로 제공할 수 있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GM과 미시간주 랜싱 합작공장 사례도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합작공장에서 단독공장으로 바뀌면 다른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트럼프가 중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 무차별적으로 부과하는 관세가 미국 내 생산 용량을 충분히 확보한 K-배터리 3사에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CATL과 같은 중국 기업이라도 자국 안에 제조 설비를 확대하는 선택을 환영할 수 있다는 요인은 K-배터리에 잠재 변수일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업체로 하여금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유인하면 한국 배터리 기업에 악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