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무인택시 '사이버캡'에 반응 미지근, "출시 늦고 구체적 계획 부재"

▲ 테슬라가 10월1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로보택시 사업 발표행사를 열고 무인 자율주행 전기차 '사이버캡'을 선보였다. 테슬라 사이버캡 시제품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로 운행하는 무인택시(로보택시) 사업 계획과 전용 차량 ‘사이버캡’을 선보였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다소 미지근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한 전기차 신모델 양산 시점이 다소 늦고 자세한 사업화 일정도 발표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남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로보택시 사업 발표회를 개최하고 이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이날 행사에서 무인택시 서비스에 활용될 새 전기차 시제품이 공개됐다.

일론 머스크는 무인으로 운행하는 전기차 신모델 사이버캡을 직접 타고 행사장에 등장했다. 양쪽 문이 위로 열리는 2인승 세단 형태의 차량이다.

그는 사이버캡이 무인택시 서비스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도 판매될 것이라며 가격이 3만 달러(약 4049만 원)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차 생산이 시작되는 시점은 2027년 이전으로 제시됐다. 다만 일론 머스크는 이러한 계획이 다소 낙관적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 무인택시 서비스가 출범하는 시점도 사이버캡 양산이 시작된 이후가 될 공산이 크다.

일론 머스크는 핸들이나 페달이 없이 완전 자율주행으로 동작하는 무인택시가 교통 체증과 주차난, 교통비 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테슬라는 최대 2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밴 형태의 자율주행 전기차 ‘로보밴’도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서 테슬라가 선보인 전기차 시제품과 로보택시 사업 계획은 모두 주요 증권사와 외신에서 예상하던 범위에 그쳤다.

따라서 테슬라 로보택시 행사 내용이 실망스러운 수준에 머물렀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투자회사 래퍼텡글러의 낸시 텡글러 CEO는 블룸버그에 “아이디어가 매우 멋지고 콘셉트는 웅장했지만 오늘 공개된 구체적 계획은 3만 달러 사이버캡 이외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테슬라 무인택시 '사이버캡'에 반응 미지근, "출시 늦고 구체적 계획 부재"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사이버캡과 로보택시 관련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진 먼스터 딥워터에셋매니지먼트 연구원도 사이버캡의 폼팩터는 훌륭했지만 아직 상용화 시기가 멀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반응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투자전문지 벤징가에 따르면 이날 로보택시 행사 뒤 테슬라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한때 3%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반응이 다소 좋지 않았다는 의미다.

조사기관 CFRA도 이번 행사가 테슬라의 실적 불확실성에 의문을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확실한 기대효과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로보택시는 테슬라가 그동안 강조해 온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신사업으로 투자자들에 높은 기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서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나 구글을 비롯한 로보택시 경쟁사 대비 장점, 사업화 시기 등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요소는 대부분 공개되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는 이날 테슬라의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옵티머스’ 시제품도 다수 공개하고 대량 생산이 시작되면 단가가 2만~3만 달러에 그칠 것이라는 계획도 전했다.

그러나 옵티머스 로봇의 양산이 시작될 시점 역시 밝히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는 2019년 로보택시 사업 구상을 처음 발표하며 2020년까지 100만 대 이상의 무인차량이 도로를 주행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현재 계획대로라면 실제 상용화 시기는 적어도 7년 이상 늦춰질 수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일론 머스크의 자율주행 꿈이 실현되는 시기는 아직 멀었겠지만 테슬라 팬들에게 딜레이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