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셀트리온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수에 포함됐음에도 기업가치 상승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통합 셀트리온'을 향한 추진 동력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을 통해 통합 셀트리온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셀트리온의 기업가치 반등이 필수적이다.
 
셀트리온 밸류업지수 편입 모멘텀도 가물, 서정진 통합법인 추진 동력 어쩌나

▲ 3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사진)이 셀트리온 3사 통합을 재추진하기 위해 셀트리온 주가 부양책을 추가로 내놓을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셀트리온이 더욱 적극적인 주주환원 방안을 내지 않으면 서 회장의 밑그림 역시 옅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0일 셀트리온 주가의 최근 흐름을 살펴보면 지지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셀트리온 주가는 30일 종가 기준으로 19만5400원이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됐던 24일 20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밸류업 지수 포함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 효과는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밸류업 종목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대부분의 기업이 가치 상승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처럼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호재를 만났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힘든 만큼 그 상승동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주주들에게 아쉬운 일일 수밖에 없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그룹 경영 복귀 이후 셀트리온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통합법인을 출범시키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통합한 이후 셀트리온제약과도 합병을 추진했지만 8월 끝내 무산됐다. 셀트리온제약 기업가치가 고평가된 탓에 두 회사의 합병 비율이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 당시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나왔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해소하려면 셀트리온제약이 기업가치에 걸맞은 실적을 내거나 셀트리온의 기업가치가 상승해야 한다. 

셀트리온제약은 국내에서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셀트리온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이 서 회장에게 더 쉬운 선택지라는 뜻이다.

실제 셀트리온은 올해에만 이사회에서 3차례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을 의결하기도 했다.
 
셀트리온 밸류업지수 편입 모멘텀도 가물, 서정진 통합법인 추진 동력 어쩌나

▲ 셀트리온이 올해만 3차례 자사주 매입 안건을 의결하며 적극적으로 주가 부양책을 펴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3월과 4월, 6월에 각각 75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 상반기에만 127만2676주의 자사주를 취득한 것으로 이는 약 225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까지 살펴보면 약 1조2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올해 1월 통합 셀트리온이 출범한 이후 총 7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도 진행했다.

이런 노력이 아예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셀트리온 주주들은 셀트리온제약과 정당한 합병 비율을 인정받는 수준까지 기업가치가 상승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3사 통합 셀트리온을 출범하는 것은 셀트리온그룹의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 기업공개와도 맞닿아 있는 문제다.

서 회장은 2023년 8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추진할 당시 셀트리온제약과 합병을 마무리하고 셀트리온홀딩스 상장도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후 서 회장은 주요 자리에서 셀트리온홀딩스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100조 원 규모의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 조성 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서 회장은 올해 1월 강원 강릉에서 열린 퓨처리더스 캠프에서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셀트리온홀딩스의 나스닥) 상장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부서에 주문해놨다”고 말했다.

오윤석 셀트리온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서정진 회장이 주주 환원이라든지 주주들과 소통 등에 대해 아주 상당히 적극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기업가치도 점차적으로 개선되지 않을까라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