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9월30일까지 부산 아르떼뮤지엄에서 '시드볼트 NFT 컬렉션'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두나무가 전시하고 있는 무궁화를 테마로 한 미디어아트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11월 미국 대선에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과 4년 전만 하더라도 가상화폐는 실체가 없는 존재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는 이번 대선 선거운동에서는 ‘가상화폐 후보’를 자처하고 있다.
기존에 지니고 있던 가상화폐에 대한 태도가 180도 달라진 것인데 그 배경에는 ‘대체불가토큰(NFT)’이 자리 잡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얼굴을 다양한 이미지에 합성해 만든 NFT가 사람들에게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모습을 보고 가상화폐에 대한 생각을 고쳐 잡았다"고 설명한다.
최근 NFT 라이선스 계약으로 720만 달러(약 98억 원)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NFT가 완판된 것처럼 최근 NFT 거래량이 오랜 침체기를 지나 되살아나면서 업계에서는 NFT시장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NFT시장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데 NFT를 대중에게 알리는 일도 주요 활동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NFT시장은 2021년부터 본격화했으나 아직은 제도권 밖에서 이뤄질 뿐더러 여전히 대중들에게 낯선 개념이기 때문이다.
국내 NFT시장이 열린 지 3년, 대중들이 NFT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부산 영도구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아르떼뮤지엄에서 진행하는 '시드볼트 NFT 콜렉션 시즌2' 행사장을 직접 가봤다.
▲ 25일 부산 영도구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아르떼뮤지엄 한켠에 마련된 두나무의 시드관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NFT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25일 아르떼뮤지엄을 방문했을 때 1700여 평 규모의 전시장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무척이나 붐볐다.
아르떼뮤지엄 전시장 한켠에 자리잡은 두나무의 전시공간에서는 ‘무궁화’를 테마로 한 2분여 안팎의 미디어아트가 전시되고 있었다.
세포가 분열하는 듯한 물방울들이 관람객들을 둘러싼 상태에서 무궁화 씨앗이 서서히 무궁화 수술로 빛을 발하면서 변화했다. 이윽고 수술은 사라지고 하얀 꽃잎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하더니 무궁화로 한 송이로 피어났다.
미디어아트 전시를 본 관람객들은 한 목소리로 “환상적이다”, “아름답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무궁화 미디어아트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무궁화 씨앗을 모티브로 제작된 NFT를 소장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을 NFT를 통해 알리기 위한 행사이기는 하지만 관람객들이 NFT를 받기 위해 업비트 앱을 설치해야 한다는 점에서 NFT를 홍보하기 위한 효과도 노린 것으로 읽혔다.
30분 남짓 지켜본 결과 이벤트에 참여하는 이들은 20~30대 커플부터 아이를 동반한 부부까지 다양했다.
다만 이들 모두 업비트 앱을 설치해본 적이 없거나 NFT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두 딸과 함께 두나무 전시장을 찾은 40대 부부는 미디어아트에 대해서는 “예뻤다”면서도 “NFT는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
▲ 시드볼트 NTF 컬렉션에 참여한 관람객들은 무궁화 씨앗을 모티브로 한 NFT(사진)를 업비트 앱에서 소장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가상화폐투자를 위해 업비트 앱을 이미 설치해놓았던 20대 커플을 만나 이번 전시를 계기로 NFT를 구매해볼 생각이 있는지 묻자 “아직은 생각이 없다”고 대답했다.
가상화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의 가격 상승과 함께 최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시행으로 제도권에 들어오면서 대중들에게 투자수단로서 이미지를 강화했지만 NFT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NFT가 활성화되려면 NFT로 투자자에게 효용을 좀 줘야 하는데 아직까지 국내시장이나 글로벌시장에서 NFT에 대한 수요가 아직까지는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시드볼트 NFT는 디지털아트를 NFT로 영원히 소장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로 NFT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대중 인식 개선에 기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두나무에 따르면 이번 ‘시드볼트 NFT 콜렉션 시즌2’ 전시는 9월30일까지 열린다.
두나무가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진행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장기 프로젝트로 생물 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종자보전시설인 시드볼트에 보관된 주요 식물종자 이미지를 NFT로 제작해 배포한다.
시즌1이 온라인상에서 진행된 이벤트를 통해 진행됐다면 이번 시즌2는 미디어아트 전시관과 손잡고 대중들이 NFT를 현장에서 시각적 이미지로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조승리 기자
▲ 두나무는 아르떼뮤지엄에서 전시하고 있는 미디어아트를 통해 무궁화가 가진 무한한 생명의 에너지를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