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원 지역 저비용항공사(LCC) 플라이강원이 생활가전업체 위닉스 울타리 안에서 재기를 꾀하게 됐다.
플라이강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라 저비용항공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된 상황에서 거점을 다변화하며 활로를 모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 플라이강원이 경영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지만 저비용항공시장의 지각변동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거점 다변화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
다만 재운항을 위해 항공기와 인력을 확보하고 법적 자격을 다시 갖추는 데만도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탓에 경영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24일 항공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플라이강원이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아 위닉스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된 만큼 경영 정상화 작업에에도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기 도입과 항공운항증명(AOC) 재취득은 가장 시급한 과제다.
플라이강원은 경영난을 겪는 가운데 운항 중단 기간이 길어지며 임차했던 항공기를 모두 반납했다.
항공기 운항에 필수요건인 항공운항증명의 효력은 지난해 7월 정지됐다. 항공운항증명 재발급에는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플라이항공이 운항을 재개해 사업을 본격화하는 데까지 수 개월의 시간이 더 걸릴 뿐 아니라 추가로 1천억 원 안팎의 자금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플라이강원을 인수하는 위닉스의 자체 현금 동원력이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위닉스가 보유한 현금·현금성자산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169억이다. 그밖에 유동금융자산(110억 원)까지 더해도 현금화가 용이한 자산이 280억 원이 안 되는 셈이다.
위닉스가 본업인 생활가전사업도 계속 진행하고 있는 만큼 재무 역량을 플라이강원에만 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플라이강원으로서는 아직 재기를 위해 넘어야 할 고비들이 많은 셈이다. 그럼에도 플라이강원은 기존의 약점을 보완하며 경영 정상화의 단계를 하나씩 밟아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으로 거점을 다변화하는 것도 협소한 배후시장에서 비롯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미래전략이다.
애초 플라이강원은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강원 지역 항공사로 사업을 해왔다.
▲ 양양국제공항 전경. <양양국제공항 홈페이지 갈무리> |
하지만 양양공항을 이용하는 강원도 영동지방 인구는 50만 명 안팎에 불과해 배후시장 규모가 매우 협소한 것으로 평가된다.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둔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로케이도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노선을 지속해서 취항하고 있다. 청주공항은 대전시(144만 명), 세종시(38만 명), 청주시(85만 명) 주민들이 이용하는 만큼 배후시장 측면에서 양양공항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플라이강원은 소형항공기뿐 아니라 대형항공기를 함께 운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향후 장거리 노선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복안인 셈이다.
앞으로 진행될 저비용항공시장의 개편도 플라이강원 경영 정상화의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마무리되면 대한항공 아래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아래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을 통합한 거대 저비용항공사가 출현하게 된다. 이들 3사의 중복노선이 정리되면 국내 저비용항공시장 전체의 경쟁 강도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플라이강원이 재기하는 게 만만치는 않지만 과거 운항을 해본 경험을 지닌 곳인 만큼 준비하기에 따라 빠르게 경영 정상화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스타항공도 코로나19 때 운항이 중단됐지만 예상보다 빨리 회복됐다"이라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