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형 정유사에 리튬 새 먹거리로 부각, 원유 정제와 방식 유사해 유리

▲ 칠레 아타카마주에 위치한 아길라르 염호에서 5월16일 작업자들이 리튬 시추 장비를 작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전기차 배터리에 핵심 광물인 리튬 관련 사업이 글로벌 대형 정유기업들에 수익성 높은 새 먹거리로 부각하고 있다. 

정유사들이 석유 채굴과 정제 공정에서 쌓은 노하우가 리튬을 채굴하고 제련하는 방식과 유사해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각)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 1위 정유기업 엑손모빌은 2030년부터 연간 100만 대의 전기차 배터리에 탑재할 분량의 리튬 생산을 목표로 두고 있다. 

엑손모빌은 이를 위해 저탄소 발전 사업에 투자할 200억 달러(약 27조5944억 원) 가운데 상당 비율을 리튬 생산 체제를 갖추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엑손모빌은 26일 한국 SK온에 최대 10만 톤의 리튬을 공급할 것이라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발표했는데 이 또한 리튬 사업 투자의 일환이다. 

화석 에너지 전문인 정유사가 재생 에너지에 주로 쓰이는 리튬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로는 석유와 리튬의 채굴 방식 유사성이 꼽힌다.

리튬을 확보하는 방식이 지하에 묻힌 석유를 시추하는 과정과 유사해 기술 개발을 원점에서부터 할 필요가 없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리튬을 채굴하는 방식 가운데는 지하에서 염수(saltwater brine)를 끌어 올려 리튬을 추출하는 방법이 있다.

채굴한 리튬을 제련해 순도를 높이는 공정 또한 원유를 정제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유리한 점으로 꼽혔다. 

화학 기술을 갖춘 정유사들은 화학적 용매를 사용해 염수에서 리튬을 분리하는 직접 추출(DEI)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DEI방식은 리튬을 추출하는 데 혁신적인 방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짚었다. 

이에 엑손모빌 외에 다른 정유사들도 리튬 채굴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은 버크셔 해서웨이 아래 리뉴어블과 리튬 사업을 위한 합작회사를 6월4일 차렸다. 노르웨이 국영 석유사인 에퀴로느도 미국 리튬 광산 업체인 스탠다드 리튬과 협력을 발표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리튬 사업에 뛰어드는 정유사들의 선택은 일리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