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중인 쌍용건설이 이번에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쌍용건설은 6일 인수합병 주간사 선정공고를 내고 회사매각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쌍용건설은 이달 말까지 매각주간사 선정을 끝내고 이르면 9월 말 매각공고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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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
쌍용건설은 매각공고 후 예비입찰, 본입찰, 실사 등의 단계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뽑고 내년 초 본계약을 체결한다.
업계는 쌍용건설이 이번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쌍용건설은 그동안 매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던 1조 원 이상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대부분 해소하며 인수가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쌍용건설의 이번 매각가격은 2천억~3천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전 매각추진 과정에서 제시됐던 1조 원대의 매각가격에서 3배 이상 낮아진 액수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말에도 매각이 추진됐지만 실패했다. 당시 쌍용건설의 매각가격은 5천억 원 수준이었으나 프로젝트 파이낸싱 채무와 이자비용이 얹혀져 실제 인수비용은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이면서 주인을 찾지 못했다.
쌍용건설이 해외 시공부문에서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이번 매각전망을 밝게 한다.
쌍용건설은 지난 6월 말레이시아의 유명 휴양지 랑카위에 짓는 ‘세인트 레지스 랑카위호텔 앤드 컨벤션센터’ 본공사를 8100만 달러(약 836억 원)에 수주했다.
쌍용건설은 국내 건설시장에서도 호재를 만났다. 지난 4월 정부가 리모델링 규제를 완화하기로 함에 따라 침체됐던 국내 건설부문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쌍용건설은 국내 리모델링 시장에서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 7월 기준으로 약 1천 가구의 공동주택 준공실적을 보유하고 있고 설계 및 디자인 저작권도 340여 건에 이른다. 2012년 국내 최초로 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성공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는 “쌍용건설은 다양한 개발산업의 토대가 되는 건설기술을 보유한 데다 인수가격도 싸져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영위하는 그룹들에게 매력적 인수대상이 될 것”이라며 “채무문제가 해소되면 인수자를 찾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9위를 차지한 중견 건설사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말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재정악화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쌍용건설은 지난 1분기 매출액 2700억 원, 영업손실 2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주식시장에 상장된 지 21년 만에 상장폐지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쌍용건설은 지난 4월 동자동 빌딩을 매각해 2천억 원을 갚고 1300여명에 이르던 직원을 800명까지 줄이는 등 꾸준한 회생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쌍용건설은 현재 김석준 회장이 법정관리인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김 회장은 쌍용그룹 창업주 김성곤 회장의 차남이다. 그동안 쌍용건설을 30년 가까이 이끌었다.
채권단은 쌍용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 경영실패의 책임을 물어 해임을 논의했으나 법정관리 후 해외수주에서 김 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계속 경영을 맡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