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내년 상반기까지 5조 원 규모의 건설장비와 전기전자 등 비조선 사업부문을 분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선박건조에 집중해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장기불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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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전기전자시스템사업부와 건설장비사업부를 분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전기전자시스템사업부는 변압기, 차단기, 배전반 등을 만드는 곳이다. 건설장비사업부는 굴착기, 지게차 등을 주로 생산한다.
이들 사업부는 지난해 매출이 각각 2조5천억 원, 2조2천억 원에 이르렀던 대형 사업부다. 두 사업부에서 나오는 매출이 현대중공업 전체 매출의 18%에 이른다.
고용 인원도 4200명가량으로 현대중공업 전체 인원의 20%에 해당한다.
이번 분사 추진은 6월 현대중공업이 채권단에 제출했던 1조5천억 원 규모의 자구안에는 없던 내용이다. 당시 자구안에 로봇사업부와 그린에너지사업부, 설비지원부문을 분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가운데 로봇사업부와 그린에너지사업부는 올해 안에 분사가 마무리된다. 회사에서 유지보수와 운영서비스를 맡는 설비지원부문은 8월부터 현대중공업MOS라는 회사로 분사됐다.
이에 앞서 2월 산업용펌프부문과 압축기설비부문을 떼어내 현대중공업터보기계가 새로 설립되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 분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대중공업 노조의 반발이 매우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의 구조조정 방향에 반대하며 13일과 14일 각각 7시간 동안 파업을 벌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업황부진의 장기화에 대비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적인 경영합리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