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그룹과의 통합에 대해 반대 입장인 임종윤 사장측 인물로는 △사내이사 임종윤 △사내이사 임종훈 △기타비상무이사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 배보경 △사외이사 사봉관 등 5명이다.
관건은 한미사이언스 정관에 따라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양측이 과반수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기존 캐스팅보트 역할로 평가 받았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신 회장은 2023년 9월30일 기준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쥐고 있어 송 회장에 이어 2대 주주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1주식의 주주에게 부여하는 투표방식으로 다수의 이사후보가 있을 경우 주어진 의결권을 1인이나 수인의 이사에게 집중 또는 분배해 투표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소수주주들이 의결권을 집중해 소수주주가 추천한 이사를 선임할 수 있지만 한미사이언스에서는 이 제도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대주주에게 유리하다.
더구나 송영숙 회장측과 임종윤 사장측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결국 신 회장이 어디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이사회 장악 여부가 결정날 가능성이 크다.
▲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놓고 주총 표대결이 주목된다.
한미사이언스가 12일 전자공시에 내놓은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에 따르면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송영숙 회장측 지분은 32.95%로 집계됐다.
반면 임종윤 사장측은 올해 1월26일 기준으로 임종윤 사장의 9.91%와 임정훈 10.56%를 포함해 28.42%로 집계돼 양측의 지분 차이는 4.53%다.
다만 송영숙 회장측의 지분에는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 지분은 각각 5.06%와 3.10%로 재단 의사결정권이 제한된다면 송 회장측의 의결권은 24.79%로 오히려 임종윤 사장측이 3.63% 앞서게 된다.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양측 모두 과반수 이상의 지분이 필요한 셈이다.
한미사이언스 정관에 따라 이사 선임 안건은 보통결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보통결의는 출석주주의 과반수 이상, 발행주식의 4분의 1 이상일 때 성립한다.
사실상 모든 주주가 참석한다면 50% 이상이 확보돼야 이사를 선임하거나 반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임종윤 사장측으로서는 자신들이 제안한 5명이 모두 이사회에 포함하면서도 송영숙 회장측의 인사들에 대해 모두 안건을 부결해야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
송영숙 회장측에서는 자신들이 제안한 6명이 모두 이사회에 포함된다면 이사회 장악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물론 이번 주총에서 3명의 이사만 확보(감사로 선임하는 이사 포함)하더라도 OCI와 통합 작업에 큰 무리는 없다.
또 다른 변수는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2023년 9월30일 기준으로 7.3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과 신 회장의 표심을 모두 사로잡는다면 표대결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실제 송 회장측 지분으로 보면 32.95%에 신 회장과 국민연금 지분까지 더해지면 50%가 훌쩍 넘는다. 임종윤 사장측으로 따져봐도 47.95%로 과반에 가까워진다.
이에 따라 현재 장외전으로 벌어지고 있는 여론전에서도 신 회장에 대해 양측 모두 날을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송 회장은 주요 언론과 인터뷰에서 신 회장과 관련해 “얼마 전에도 (신 회장과) 만났고 자주 소통하면서 친하다”고 친분을 과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임종윤 사장측도 입장문을 통해 “주주총회 표대결을 앞둔 상황에서 대주주의 향방을 느낌으로만 언급하는 것은 본인들에게 표대결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행위”라며 “오히려 객관적 팩트를 제시 못하는 것은 신 회장과 협의가 안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