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황병우 DGB금융 회장 내정자가 취임 이후에도 DGB대구은행장을 겸직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 연속성이 확보되는 만큼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DGB대구은행의 수도권 진출도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황병우 DGB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가 대구은행장도 겸직할 것으로 보인다. |
5일 DGB금융에 따르면 다음 대구은행장을 선임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DGB회장 선임이 완료되는 3월 주주총회 이후 열린다.
황 내정자가 현재 대구은행장을 맡고 있는 만큼 DGB금융 회장 자리에 오른 이후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착수한다는 것인데 상황에 따라 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황 내정자의 대구은행장 겸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임추위가 은행장을 새로 뽑으려면 최소 3개월이 걸린다. 황 내정자의 대구은행장 임기가 올해 말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올 한 해는 겸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DGB금융에서 회장이 대구은행장을 겸직하는 것은 낯선 광경은 아니다.
현직인
김태오 회장도 2019년 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대구은행장을 겸직하며 DGB금융의 조직 안정을 꾀했다.
대구은행이 이르면 상반기 시중은행 전환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황 내정자는 겸직 기간 시중은행 전환과 경쟁력 강화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은 지난달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쟁력을 높인 ‘하이브리드 뱅크’를 청사진으로 내걸었다.
대구은행의 모바일 뱅킹 브랜드였던 ‘iM뱅크’를 통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오프라인에서 영향력을 점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것인데 주요 공략대상은 수도권으로 여겨진다.
다른 지역에는 대부분 다른 지방은행이 있어 경쟁이 수월하지 않은 데다 기존 시중은행과 경쟁하려면 필연적으로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에서 경쟁력을 높여야하기 때문이다.
김태오 회장이 그동안 구축한 영업망 네트워크가 황 내정자에게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은 김 회장 시절 계열사 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이 모인 복합점포 디그니티(DIGNITY) 센터를 열며 수도권지역에서 영업력을 강화했다. 특히 서울에만 강남과 중구, 여의도 등 3곳을 열고 공을 들였다.
대구은행이 2019년 도입한 기업영업전문인력(PRM, Professional Relationship Manager)제도도 황 내정자의 시중은행 전환에 힘이 수 있다.
PRM제도는 영업점장급 금융기관 퇴직 임직원을 채용하는 제도로
김태오 회장은 대구경북 이외 지역에서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해 2019년 PRM제도를 도입했다.
PRM제도는 DGB금융의 수도권뿐 아니라 대출 성장을 도운 것으로 평가된다.
DGB금융 실적 공시 자료를 보면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채용된 PRM이 내준 대출은 2019년 말 4218억 원에서 2023년 말 3조1313억 원으로 급증했다.
PRM제도는 계속해서 대구은행의 주요 영업력 강화 창구로 운영되고 있다.
대구은행은 올해도 2월19일부터 2월29일까지 1금융기관 영업점장(지점장) 경력 2년 이상 경력 보유자나 신용보증기금 또는 지역신용보증재단 영업점장 경력 2년 이상 보유자를 상대로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DGB금융은 황 내정자의 은행장 겸직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DGB금융 관계자는 “은행장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선임하는데 아직까지 구체적 일정이 나온 것은 없다”며 “황 회장 취임 이후 임추위가 곧바로 열릴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