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테슬라 수직계열화' 전략 따른다, 배터리 소재와 소프트웨어로 확장 

▲ 1월10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 항구에 수출용 BYD 차량들이 선적을 대기하고 있다. BYD의 차량 수출용 선박인 익스플로러(탐험가) 1호의 모습도 보인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전기차 1위 기업인 BYD(비야디)가 제조 공정의 수직 계열화를 강화하는 작업에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BYD는 리튬 생산업체의 인수를 저울질하는 것에 더해서 자체 개발한 차량용 소프트웨어 기술도 곧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가 수직 계열화로 경쟁력을 갖췄는데 BYD는 테슬라의 전략을 모방하는 것을 넘어 이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각)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BYD는 브라질의 리튬 생산업체인 시그마 리튬에 인수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그마 리튬은 세계 5대 리튬 생산기업을 목표로 하는 업체다. 

미주 최대 규모의 경암형 광산인 ‘그로타 도 시릴로(Grota do Cirilo)’에서 2023년부터 리튬을 채굴하고 있다. 

중국 광업기술대학교 연구팀이 2023년 1월 국제 지구과학 학술지인 지오사이언스 프론티어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세계 리튬 매장량 가운데 37.4%가 경암 형태로 존재한다. 나머지 62.6%의 리튬은 염호, 즉 소금 호수들에 녹아 있다. 

일렉트렉은 BYD가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차원에서 시그마 리튬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소재 확보에 이어 차량용 소프트웨어도 선보일 예정이다.

투자전문지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BYD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자체 개발했다. 

공개 시점은 한국시각으로 16일 오후 7시30분에 시작하는 ‘BYD 드림 데이’가 유력하다.  

BYD가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상용화할 역량을 확보한다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면서 기술 라이선스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BYD는 배터리와 전기차 모두를 자체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춰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수직계열화 구조를 이루면 외주 제작이 줄고 기술적 일관성을 가져갈 수 있어 원가 경쟁력에 장점으로 작용한다.

BYD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리튬을 확보하면 이런 강점을 더 키울 수 있다. 
BYD '테슬라 수직계열화' 전략 따른다, 배터리 소재와 소프트웨어로 확장 

▲ 브라질의 리튬 생산기업린 시그마 리튬이 미나스 제라이스주에 위치한 노천 광산에서 리튬을 채굴하고 있다. BYD가 시그마 리튬에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그마리튬>

수직 계열화는 배터리 소재 확보와 차량 제조기술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BYD는 7천 대의 차량을 실을 수 있는 해상 운송 선박을 자체적으로 구매해 운항을 시작했다. 2026년까지 7대를 추가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차량 수출용 선박을 빌리는 데 들어가는 용선료가 2023년에 일일 평균 11만5천 달러(약 1억5315만 원)로 집계됐다. 2022년보다 10%, 2019년과 비교하면 7배나 치솟았다고 한다. 

그러나 자체 선박을 구매한 BYD는 오히려 용선료로 지불할 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물류 작업도 수직 계열화를 해내면서 비용 절감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셈이다. 

BYD의 이러한 전기차 수직 계열화 구조는 테슬라와 유사하다. 테슬라 또한 배터리와 소재부터 자율주행 기술까지 거의 모든 부분을 자체적으로 확보한 기업이다. 

이제는 BYD가 수직 계열화에서 테슬라보다 우위를 확보할 잠재력이 생겼다. 

블룸버그의 5일자 기사에 따르면 전기차 전체 부품 가운데 BYD가 외주를 주지 않고 직접 제작하는 비율은 무려 75%다. 일반 전기차 제조 기업의 2배 수준이며 테슬라(68%)보다도 높다. 

여기에 배터리 공급망에 꾸준히 투자를 확장하고 핵심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만들면서 BYD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는 “중국에서의 막대한 시장 점유율을 고려할 때 BYD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선보이면 이를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 것”이라며 “테슬라의 중국 사업에 더 큰 압박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BYD는 작년 순수전기차 판매량 기준으로 테슬라에 20여만 대 밖에 뒤지지 않았다. 올해는 테슬라를 넘어 전기차 출하량 1위 등극이 확실시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테슬라는 차량 디자인 그리고 인공지능(AI)를 접목한 소프트웨어 부문에 우위가 있어 BYD와 경쟁에서 쉽게 뒤쳐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