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올해 유리기판 시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2025년 시제품 생산, 202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 사장이 유리 기판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에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하는 계열사 삼성전자와 시너지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미국 거대 반도체 기업 인텔도 인공지능 반도체 제작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공정에도 유리 기판을 적용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시장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채비를 하고 있다. 그런 만큼 장 사장은 삼성전자를 지원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는 셈이다.
인텔은 유리 기판을 2030년 안에 반도체 업계 최초로 적용하기 위해 2020년 경부터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 지역에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을 들여 유리기판 연구개발 라인을 갖췄고 관련 발명 결과도 600건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더해 글로벌 톱티어 반도체 기업인 일본 이비덴과 독일 유리전문업체 쇼트 등과 협력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삼성전기의 반도체 유리기판 시제품 모습. <삼성전기>
국내 기업 가운데에는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가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에 2억4천만 달러를 투자해 올해 유리기판 공장을 완공한다는 구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장 사장은 인공지능이 고도화되는 시점에 반도체 기판 시장이 유리 기판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시장 변화에 대비하면서 현재 급격하게 성장하는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는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FC-BGA시장은 인공지능과 고성능 컴퓨터 분야의 성장에 따라 2022년 47억 달러(약 6조 원)에서 2028년 65억 달러(약 8조7천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 시장에서 일본 이비덴, 대만 난야, 유니마이크론과 함께 티어1(매출 2억 달러 이상)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장 사장은 CES2024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미래는 ′핵심기술(Core Technology)′ 확보가 기업 생존 여부를 가를 핵심이 될 것이다“며 ”부품 소재 분야에 최고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기는 다가올 미래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고 어떤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사업체질 구조로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