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기가 올해 IT세트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부진한 상황에 놓여 있지만 내년에는 실적 반등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내년 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한 이른바 ‘AI스마트폰’ 시장의 본격적 개화에 힘입어 주력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실적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인공지능 기술이 부각된 AI스마트폰 시장이 2024년 개화할 것으로 예상돼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사업에서 반등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
30일 스마트폰업계에 따르면 올해 침체일로를 걸었던 IT세트 시장이 내년 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삼성전기 같은 관련 부품업체도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전자전문 매체 디지타임스는 “스마트폰 제조사와 스마트폰 AP 제조업체 모두 생성형 AI(인공지능) 기능 탑재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은 스마트폰 부품 공급망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I스마트폰은 고도화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구동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말한다.
기존 스마트폰의 내부 AI는 주로 게임 그래픽이나 사진 이미지의 해상도를 향상시키는 등 제한적 역할에만 그쳤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접목된 AI스마트폰은 통역, 콘텐츠 편집을 포함해 더욱 폭넓은 기능으로 스마트폰 수요 확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내년 초 내놓을 갤럭시S24가 본격적인 AI폰이 될 것이며 애플 역시 내년 아이폰16에 생성형 AI 기능을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아드 아즈가 퀄컴 제품관리 수석 부사장은 24일 미국 와일레아 비치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AI스마트폰은 기존 스마트폰으로 할 수 없었던 일을 새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신규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AI스마트폰은 가상비서 역할을 비롯해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전기의 소형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삼성전기>
AI스마트폰은 기존 스마트폰보다 더욱 복잡한 연산과정을 수행하게 되는 만큼 전력 사용 과정에서 발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류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제어하는 부품인 MLCC의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기는 고성능 MLCC를 생산해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AI스마트폰 시장 개화 국면에서 사업 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MLCC에서 특히 고용량, 초소형 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AI스마트폰이 개화하면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 사장은 삼성전기의 초소형·고용량 기술력을 앞세워 바탕으로 내년 AI스마트폰 확산을 타고 IT용 MLCC 사업 회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개된 삼성전자의 ‘엑시노스2400’이나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 등은 모두 내년에 출시되는 AI스마트폰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AP(모바일 프로세서)들이다.
장 사장이 AI스마트폰용 MLCC 사업을 키우면 주력 MLCC 사업의 영업이익률도 한층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MLCC 사업은 IT기기에서 AI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초소형·고용량 제품비중을 높일 것"이라며 "2024년부터 평균공급단가(ASP)가 상승해 마진율 개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기의 MLCC 업황은 내년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AI스마트폰의 시장의 개화가 반등세에 더욱 힘을 싣는다는 것이다.
장 사장은 MLCC사업을 기존 IT중심에서 전장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스마트폰용을 비롯한 IT용 MLCC가 주력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2024년 MLCC 매출 가운데 IT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절반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 만큼 장 사장은 전장용 MLCC 확대에 힘쓰면서도 IT용 MLCC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낟.
장 사장은 5월17일 삼성전기의 주요 제품과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부산에서 열린 행사인 ‘2023 SCC’에서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IT용 제품의 지속적 개발과 전장용 MLCC 라인업 확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