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선제적 리스크관리에 나서며 상반기에 이어 3분기 실적도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올해 본허가를 획득한 마이데이터 사업의 연내 출시를 목표하고 있는데 비우호적 업황에도 안정적으로 실적을 관리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선제적 리스크관리에 따라 3분기에도 '선방'한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
18일 상장기업 조사기관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연결기준 올해 3분기 순이익은 1294억 원으로 추정됐다. 2022년 3분기와 비교해 7.8% 감소한 수치다.
이에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7.6%, NH투자증권은 9.8%, SK증권은 3.2%로 모두 순이익에서 한 자릿수 감소폭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오른 기준금리의 영향으로 조달금리와 연체율 등이 올라 2023년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는데 3분기에도 업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3분기 감소한 실적을 추정함에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는 이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분기 동안 여전채(AA, 무보증) 금리의 평균은 4.525%로 2분기 평균 4.149%보다 0.376%포인트 올랐다. 1분기 평균도 4.461%로 3분기보다 낮았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11일 리포트에서 “최근 가파른 시장 금리 상승을 감안했을 때 차환에 따른 카드사의 조달비용은 전반적 상승 추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올해 초부터 전반적으로 높아진 대손비용은 상반기 수준을 지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2023년 상반기에도 순이익이 한 자릿수 감소해 다른 카드사와 비교하면 양호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삼성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022년 상반기보다 8% 줄어든 2906억 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순이익이 1% 증가한 현대카드 다음으로 준수한 성적을 낸 것이다.
같은 기간 다른 전업카드사들의 순이익은 신한카드 23.2%, KB국민카드 21.5%, 롯데카드 39.1%(자회사 매각이익 제외), 우리카드 38.7%, 하나카드 38.8% 각각 감소했다.
삼성카드가 올해 비우호적 업황에도 안정적 실적을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대환 사장의 선제적 리스크관리 전략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조달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의 차환 물량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는데 삼성카드는 선제적으로 만기를 분산해둔 결과 이 차환 물량이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카드가 보유한 2023년 상반기 회사채 미상환 잔액 가운데 만기가 3년 이상 남은 금액 규모는 약 4조2216억 원이다. 전체 13조6629억 원의 30.9% 수준이다.
설용진 연구원은 “삼성카드는 장기간에 걸쳐 분산된 만기로 차환 물량 자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관련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는 연체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카드대출 잔고를 조절하면서 리스크관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4일 “삼성카드는 연초부터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모두 잔고를 지난해 말 수준으로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한도관리 등 리스크관리 강화를 통해 자산건전성이 연착륙된다는 기존 전망은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런 리스크관리 전략이 선방한 수준의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김 사장이 올해 추진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삼성카드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마이데이터 사업은 아직 초기단계라 수익보다 비용이 큰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실적이 부진한 시기에 추진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이 부분이 해소된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해당 사업에서 2조1280억 원의 매출을 거뒀음에도 인건비 등이 발생해 영업손실 2697억 원을 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본허가를 받은 뒤 연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한다는 계획에서 변동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2023년 6월 마이데이터 사업의 본허가를 받은 뒤 연내 출시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본허가 획득에 다른 카드사보다 1년 넘게 늦은 만큼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내실 기반의 효율경영을 통해 악화되는 환경에 대응력을 높이고 플랫폼과 데이터가 강한 회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리스크관리를 통한 안정적 사업구조를 유지해 줄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한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