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을 선언한 지 일주일이 됐다.

이 대표의 단식투쟁이 시작된 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민주당 인사들이 이 대표를 격려하고 있다. 일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까지 이 대표 단식농성장을 방문해 건강을 걱정하며 손을 잡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단식 1주일 당 내에서 지지·우려 엇갈려, 출구전략 없다는 지적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6일 국회 본관 앞 단식농성장에 앉아있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생중계 화면 갈무리>


하지만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투쟁에 여론을 끓어오르게 하는 ‘명분’이 부족한데다 성과를 거두고 단식을 끝낼 ‘출구전략’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표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거 해주면 단식 안 할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단식은)국민들께 현재 상황이 얼마나 절박한가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자신이 쓰러진 이후에도 대여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며 투쟁 의지를 더욱 끌어올렸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싸움은 제가 쓰러진다 해도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제 뒤에 국민이 있음을 믿고 온몸을 던져 이념의 늪에 빠진 민생을 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의 단식투쟁에 친명(친이재명)계는 물론 민주당 원로 인사들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며 힘을 싣는 모양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본관 앞 단식 농성장을 방문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며 민주당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해찬 전 대표도 5일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가) 큰 결단을 해서 경각심을 일으켰고 국민들도 굉장히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격려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일 이 대표와 통화를 하고 단식을 결정한 심정을 이해한다고 위로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병주, 문정복, 양이원영 등 친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동조단식’을 실행에 옮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4일에는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이 단식농성장을 찾아 이 대표를 격려하며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이 대표의 단식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마땅한 ‘출구 전략’이 없기 때문이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조건 없는’ 단식투쟁이 국민들의 지지를 모으는 데 효과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4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난감하고 착잡하다”며 “(대표의 단식이) 유효적절한지, 국민들의 집중도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는 견해도 상당히 많다”고 주장했다.

조응천 의원은 5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기한과 조건이 없는 단식이라고 공언한 상황이라 종전과 같이 상대방에서 손을 들어주고 일정 부분 수용해서 끝날 것 같지 않다”며 “이 대표가 탈진해서 쓰러지는 것 외에 (단식이 끝나는) 방법은 없다”고 바라봤다.

이 대표의 건강상태가 단식을 끝낼 유일한 변수라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검찰 수사 영향으로 단식투쟁이 종료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검찰과 이 대표는 쌍방울 대복송금 의혹사건 조사를 위한 출석시점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에 오는 12일 출석하겠다고 통보했지만 검찰은 이 대표 측에 7~9일 사이에 출석해 줄 것을 요구했다. 12일은 이 대표가 단식을 선언한지 13일째 되는 날이다.

이 대표는 2016년 성남시장 시절 박근혜 정부의 지방재정개혁안 철회를 요구하며 10일간 단식투쟁을 펼친 바 있다.  

이번 단식이 역대 야당 대표들의 단식과 비교했을 때 목적이 뚜렷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이재명 단식 1주일 당 내에서 지지·우려 엇갈려, 출구전략 없다는 지적도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14년 8월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6일째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시절인 2014년 8월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촉구한 김영오씨의 단식 중단을 촉구하며 열흘 동안 동조 단식을 했다. 문 전 대표는 김씨가 건강악화로 단식을 중단하자 같이 단식을 멈췄으며 한 달 뒤인 2014년 9월 세월호특별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화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018년 12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9일간 단식투쟁을 펼친 끝에 선거제 개편을 얻어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오히려 정쟁으로 얼룩진 국회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정치 개혁에 제1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선언을 하면서 단식 문제를 해결하시는 길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