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석우 두나무 대표이사가 '선 주가부양, 후 펀더멘털 강화' 전략으로 기업가치 정상화에 나선다.
단기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해 우선 주가를 띄우고 토큰증권(STO) 사업 진출 등을 통한 플랫폼 다각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이석우 두나무 대표이사가 선 주가부양 후 펀더멘털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
24일 두나무에 따르면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기주식 매입 안건을 통과시켰다. 임시주총 이후 이사회를 열어 자세한 매입 가격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두나무가 주가 부양을 위해 약 10만 원 수준의 매입가로 자기주식을 취득할 것으로 바라본다.
두나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자사주 매입 안건이) 원안대로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됐다"며 "다만 그 외에는 아직 결정된 부분이 아니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상화폐업계에서 두나무가 주가 부양을 위해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최근 약 3개월 동안 두나무의 주가가 약 20% 넘게 하락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두나무 주가는 올해 5월만 해도 10만 원대에 있었다. 1월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상승하며 가상화폐 투자가 활성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거래가 활발해지자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이용자 수도 늘었고 지난해 유동성 위기로 위축됐던 실적도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었다.
그러나 8월 들어 가상화폐 투자 심리가 조금씩 다시 얼어붙기 시작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거절한 데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로 꼽히는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등이 모두 소송을 치르는 등 규제가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가능성에 3900만 원대를 오가던 비트코인 가격은 출시가 미뤄지며 가격이 정체됐다.
이어서 최근 중국의 경기 위축 소식까지 전해지자 비트코인 가격은 3500만 원대로 하락했다.
가상화폐업계 악재에 두나무 주가는 10일 약 7만85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외부 악재에 주가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자 이 대표는 자기주식 매입을 통한 주가부양에 나선 것으로 여겨진다.
두나무 5월 최고가 수준에 근접한 가격인 10만 원대 매입이라면 대부분의 소액 주주들도 큰 불만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두나무의 주가를 더 부양하기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과 함께 서비스 플랫폼의 성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바라본다.
▲ 두나무는 24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취득을 통한 주가 부양에 나서기로 했다. 사진은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강남점. <연합뉴스> |
두나무는 현재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업비트,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와 증권플러스비상장, 투자의사 결정을 돕는 서비스인 UBCI,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FT) 플랫폼 루니버스, 핀테크 투자 서비스 맵플러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각 서비스 고객 수 변화를 살펴보면 8월 기준 7월보다 업비트는 3.12%, UBCI는 53.69%, 증권플러스비상장은 13.09%, 온보드는 62.83%의 성장세를 내고 있다.
반면 증권플러스는 8.75%, 루니버스는 51.28%, 맵플러스는 96.20%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두나무 서비스 플랫폼의 고객 수 상위권을 차지하는 업비트(약 384만6천 명), 증권플러스비상장(약 10만3천 명) 등이 고객 수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다만 고객 수 2위인 증권플러스(약 59만5천 명)와 신성장 사업으로 찍었던 루니버스((약 5700명)의 위축은 부정적으로 여겨진다.
루니버스는 두나무가 블록체인 기술회사 람다256을 통해 대체불가능토큰의 발행과 판매를 하는 플랫폼이다. 출시 이후 약 3만5500명의 고객 수를 확보한 적도 있어 지금의 하락세가 더 뼈아플 것으로 전망된다.
람다256은 올해 1월 토큰증권(STO) 사업에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해 성장할 계획을 세웠다. 토큰증권 사업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다면 현재 겪고 있는 하락세도 돌려세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윤호 기자